천원 대 돈가스·국수·고깃집 유통 구조 개선에 인건비 낮춰
가격 거품 없애자 손님 몰려
창업 비용도 부담 줄여 할인에 시설비 전액 지원까지
서울 개봉동에 위치한 와우돈까스19 00(www.wowdon.co.kr)의 46.2㎡(14평)짜리 매장은 점심시간이 지나도 항상 손님들로 가득하다. 돈가스를 포장해 사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많다. 불황인데도 이 집에만 유독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점주 임명종씨는 "두툼한 등심살로 만든 돈가스를 1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불황에는 역시 주머니가 얇은 소비자들의 사정을 헤아리는 게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요즘 이 같은 박리다매 전략으로 월평균 2500만원 매출에 10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가격파괴 점포들이 주목받고 있다. 함부로 지갑 열기가 두려워지면, 소비자들은 단돈 100원이라도 싼 제품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 실제로 10년 전 IMF 위기 때나 2003년 IT 거품 붕괴로 불황이 찾아왔을 때도 가격파괴 치킨전문점, 초저가 화장품전문점 등이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일본에서도 불황이었던 1990년대에는 200엔 정도에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쇠고기덮밥전문점이나 모든 물건을 100엔에 판매하는 '100엔숍' 등이 인기를 끌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불황에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저가 전략이 큰 효과를 본다"며 "특히 최근의 가격파괴 점포들은 효율적인 매장 운영으로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여 가격은 낮추고 수익성은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1500원짜리 국수, 불황에 더 잘 팔린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초저가국수전문점 우메마루(www.umemaru.co.kr)는 요즘 들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잔치국수를 1500원에, 비빔국수와 메밀국수는 1900원에 판매한다. 이러한 가격파괴는 효율적인 매장 운영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원가를 낮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10월 초 문을 연 종로점은 요즘 29.7㎡(9평) 점포에서 일평균 1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퓨전요리주점 마찌마찌(www.mazzimazzi.com)는 본사가 주류·식자재 유통과정을 직접 관리함으로써 시중 가격보다 15% 저렴하게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마찌마찌 가맹점은 두세 가지 안주로 구성된 3인분 세트메뉴를 1만1500원~1만3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을 수 있다. 사가정점을 운영하는 홍영란씨는 "요즘 198㎡ 점포에서 월 4000만원 매출에 15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가 쇠고기전문점 다미소(www.ore dream.com)도 25년간 육류 유통 사업을 해 온 본사가 원료육을 직접 수입해 가맹점에 공급한다. 매장도 셀프식으로 운영해 인건비를 줄였다. 그 결과 다미소 가맹점들은 미국산 쇠고기 130g을 1700원에 제공한다.
서비스업에도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탈모·두피관리전문점 스칼프랜드(www.scalpland.com)는 '1회 관리비 1만원'을 내세워 가맹점 모집에 나섰고, 에스잉글리쉬(www.s-english.com)는 월 9000원에 원어민 강사에 의한 1대1 전화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비용도 가격파괴… 200만원대도 등장
창업비용도 가격파괴가 대세다. 사무용품 구매대행업체인 구매로(www.gumero.com)는 단돈 200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소호(SOHO) 1인 창업' 상품을 내놓았다. 유통과 IT기술을 접목해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수·발주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때문에 점포나 직원이 필요 없는 것이 장점. 12년간 정보화기기 유지보수 사업을 하다 지난 8월 말 구매로를 창업한 이충근(45)씨는 "상품 소싱에서 등록, 배송 업무까지 전부를 본사에서 처리해 주기 때문에 가맹점 입장에서는 영업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창업 3개월 만에 월평균 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비용을 조건에 따라 전액 지원해주거나 할인해 주는 경우도 있다. 자연을 테마로 한 테마요리주점 천둥(www.cheondung.com)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165㎡(50평) 미만의 1층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점포주가 창업할 경우, 상권 분석 등 타당성 검토를 거쳐 본사에서 시설비용 전액을 지원해 준다. 팔도퓨전주점 행님아(www.haengnima.com)도 창업비용의 10%를 할인해주고, 최대 20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도 실시하고 있다.

살을 에는 불황한파가 엄습하고 있지만, ‘밥은 줄여도 커피는 줄이지 못하겠다’는 젊은 층과 직장인들의 신(新)소비문화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국일보가 1일 보도했다.
3000원짜리 점심에 4000원이 넘는 커피는 언뜻 보면 ‘된장족(族)’들의 허영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소수의 사치가 아니라, 분명 하나의 ‘트렌드’라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해에만 매장을 50여개나 열었으며, 10월말까지 매출(1370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2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특히 본사가 있는 미국에선 매출감소로 창사 이래 최대고비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좀처럼 불황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빈도 매장을 올해에만 35개(115→150개) 늘렸으며, 엔젤리너스커피는 매출증가율이 95.5%에 달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이른바 ‘골드미스’ 서모(38ㆍ여)씨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주변 ‘맛 집’을 찾아 다녔고 점심 한끼에 1만~2만원도 기꺼이 지불했지만 최근 들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점심식사는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커피는 꼭 회사 옆 스타벅스에서 마신다는 서씨는 “밥값보다 커피값이 더 나가지만 식후 휴식을 취하면서 즐기는 맛있는 커피만은 줄이거나, 저렴한 커피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반 점심식사는 확실히 ‘저가 메뉴’들이 잘 팔리는 추세다. 편의점 GS25의 700원짜리 삼각김밥 판매량은 지난 해 대비 39.9%나 증가했으며,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2500~3000원짜리 도시락 메뉴는 올해 매출이 무려 76.6%나 늘었다.
사내 구내식당 이용률도 늘어났다. 급식업체 아워홈이 구내식당 이용객 15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 1주일에 4번 이상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사람은 46.8%로, 지난 해(30%) 보다 16.8% 상승했다.
커피빈 관계자는 “고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5~45세 여성들은 불황에 관계없이 기호 식품인 커피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편”이라며 “이것은 이들이 부유해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감원은 어려우니… 승진 대상 엄격하게 선정
삼성·LG가 경기침체와 불황에 맞서 승진 기준을 엄격하게 강화하고 조직 내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본격적인 '인사(人事) 수술'에 들어갔다.
30일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대리·과장·차장·부장 직급을 부여하던 기존 방침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의 인사 체계는 그동안 직급 호칭은 근무 연수에 따라 부여하고, 보수나 처우는 인사 평가로 따로 정해왔다. 그러나 향후 직급 호칭과 처우를 일치시키고, 승진 대상자를 보다 엄격하게 선정하기로 한 것.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제도도 장점이 있었지만, 갈수록 직급 호칭이 올라가면서 처우 향상도 당연하다시피 요구하는 '직급 인플레이션'의 폐단이 커졌다"며 "꼭 승진할 사람이 승진하고, 그에 맞는 처우를 해주는 체계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인사 체계 개편과 함께 사업부 통합을 비롯한 조직체계 개선 작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도 '평가센터(assessment center)'라는 인사기법을 도입해 임직원의 승진 심사 시 변별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평가센터'란 핵심 인재에 대한 평가를 일상적인 인사 고과 점수만 반영하지 않고, 심층 인터뷰·임무 수행 실험을 비롯한 수일간의 집중 평가 작업을 통해 다시 검증하는 인사 심사 체계다.
삼성 관계자는 "임원 1명을 포함해 계열사별로 기획팀(TF)이 만들어져 평가 제도를 만드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평가 기법은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며, 완성되면 소수의 인력에게 먼저 적용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대기업들도 비용절감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대규모 감원은 사실상 사회 분위기상 어렵다"며 "기존 인사체계를 개선해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려는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이날을 계기로, 사실상 크리스마스 매출 시즌이 시작되면서 유통업체의 손익계산서가 적자(赤字)에서 '흑자(黑字)'로 반전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하지만 올해는 경기침체로 '블랙 프라이데이'가 아닌 '레드 프라이데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자, 업체들은 더더욱 파격적으로 물건값을 내렸다.
이 같은 이상(異常) 쇼핑 열기는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 28일 오전5시쯤 뉴욕주 롱아일랜드 밸리스트림의 월마트 매장에선 종업원 지미타이 다모어(Damour·34)씨가 물밀듯이 들어오는 2000여 명의 쇼핑객들에게 밟혀 사망했다. 28세의 임산부를 포함한 4명도 이 와중에 다쳤다. 모두들 삼성의 127㎝(50인치) 플라즈마 HDTV를 798달러에 사려고, 말 그대로 미쳤기 때문이었다.
캘리포니아 팜데저트의 토이저러스 매장에선 두 여자가 언쟁을 벌이다가 곁에 있던 남자들이 끼어들면서 서로 총격을 가해 2명이 숨졌다. 예년에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밀려드는 고객들로 소동과 몸싸움은 있었지만, 사망 사고는 없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와중에 치른 유별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열기로, 유통업체의 매출은 예상보다 좋았다. 시장조사업체인 쇼퍼트랙은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106억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3% 늘었다고 잠정 집계했다.
유통업체들은 또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뒤 맞는 첫 번째 월요일인'사이버 먼데이'에 대대적인 온라인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이버 먼데이'는 연휴기간에 물건을 사지 못하고 출근한 사람들이 사무실에서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날이라는 뜻.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지는 쇼핑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통업체의 홀리데이 매출 실적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쇼핑 열기는 나중에 할 소비를 먼저 당겨 쓰도록 하는 효과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에 이르는 연휴 기간이 예년에는 32일이지만, 올해는 27일밖에 안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랙 프라이데이가 쇼핑의 시작이 아니라 올해 쇼핑을 끝내는 행사로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