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랑어·상어·산호 멸종위기종 규제 실패
17일 카타르 도하의 일본 대사관 만찬에 '멸종위기종에 관한 국제거래 협약(CITES)' 회의에 참석 중인 몇몇 외국 대표단 인사들이 참석했다. 주 요리는 지중해산 참다랑어로 만든 초밥이었다. 다음날 CITES 회의에서는 참다랑어 거래 규제안이 찬성 20, 반대 68표(기권 30표)로 부결됐다. 일본 편에 선 나라들이 무더기 반대표를 던진 덕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25일 폐막한 CITES 회의의 최대 승리자는 공격적 로비 활동으로 자국 이익을 지켜낸 일본"이라고 26일 보도했다.

대서양과 지중해 참다랑어는 1970년대 이후 개체수가 약 80% 줄어들었다. 어획량의 80%를 소비하는 일본의 '식욕'을 채우기 위해 남획당한 때문이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2012년까지 참다랑어가 멸종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세계 175개국이 참여한 이번 CITES 회의는 참다랑어 국제 거래를 규제하지 못했다. 미국 퓨 자선재단의 수 리버먼(Liberman) 환경정책 담당은 "일본이 회원국들을 몰아붙였다. 보호를 위해 거래를 제한하는 조약인 CITES가 거래를 위해 보호를 제한하는 체제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참다랑어 규제에 반대해줄 국가들에 회의 참가 비용을 지원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참다랑어뿐이 아니다. 멸종 위기의 상어와 산호 등도 일본의 로비 탓에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은 귀상어(망치상어) 등 상어 8종에 대한 국제거래 규제를 추진했다. 상어 지느러미(샥스핀) 요리의 재료로 남획당해 개체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이끌고 적극 반대했다. 상어 역시 참다랑어처럼 "국제 거래 규제가 아니라 남획 규제로 해결하자"는 주장이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이 놀라운 생물종을 보존해야 한다"는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 등의 목소리는 일본 로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사그라졌다.

장신구용 보석 수요 때문에 사라져가는 산호 역시 보호받지 못했다. 산호 가공기술이 뛰어난 일본과 대만, 산호 주 생산국인 이탈리아 등이 거래 규제 반대를 주도했다. 1980년대 중반만 해도 지중해와 태평양의 산호는 매년 450t 이상 생산됐다. 지금은 개체군이 줄어들며 연간 생산량이 50t 수준으로 줄었다. 산호 최상품은 산지에서 g당 50달러 정도에 거래되지만, 장신구로 재가공되면 2만5000달러가 넘는다.

이밖에 북극곰도 양탄자나 장식품 제작 용도로 거래될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미국 등이 "현재 2만~2만5000마리인 북극곰 개체수가 2050년까지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캐나다·노르웨이·그린란드 등이 "인간의 사냥이 개체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오히려 원주민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거래 규제에 반대했다.

윌렘 윈스테커스(Wijnstekers) CITES 사무총장은 "거대 이익집단이 개입하면서 사이언스(Science·과학)의 S에 줄이 그어져 $(달러)로 변했다"고 탄식했다.

Posted by Takumi

2010/03/27 11:15 2010/03/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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