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애플에 윤리경영 청원 잇따라… 무슨 일 있었기에
아이폰 디자인 갑자기 바뀌자 밤새워 일사불란 작업시켜, 나흘만에 1만개 뚝딱 만들어내
23만명이 12시간씩 주6일 근무… 무서운 군대식 스피드 생산
애플이 다음에 출시할 '아이폰5' 제조 때 외국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지 직접 감시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 인터넷 사이트 '섬오브어스'(SumofUs.org)의 온라인 청원에 약 4만명이 동참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일 전했다. 온라인 전문 청원운동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는 애플이 중국 공장에서 아이폰을 만드는 근로자들을 보호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에 지금까지 15만명 이상이 동참했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지난달 31일 전했다.
◇애플, 공정 세세하게 계산해 납품단가 낮춰
미국 소비자들의 이 같은 요구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미국 공영라디오(NPR) 등이 애플 협력업체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고발한 보도를 내보내면서 불이 붙었다.
NYT는 현재 애플이 미국에서 4만3000명, 해외에서 2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70만명에 달하는 하도급업체 직원은 대부분 해외에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외 쏠림 현상은 인건비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업 환경변화에 따라 회사가 즉시 필요로 하는 수천~수만 명의 인력과 필요한 부품을 짧은 시간에 동원할 수 있는 유연성과 기동성, 여러 공장이 밀집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율성 증대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휴대폰 액정에 생길 수 있는 작은 흠집조차 용납하지 않는 애플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추기 위해 중국 등의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열악한 근로환경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한 전직 임원은 아이폰 신제품 출시 직전에 제품 디자인이 수정되자 중국 하도급공장 직원 8000명을 한밤중에 깨워 비스킷과 차(茶)를 나눠준 뒤 30분 만에 공장을 가동시켰던 일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하며 나흘 만에 1만개의 아이폰을 조립했다고 한다.
애플 아이폰의 세계 최대 생산지인 중국 광둥성 선전(深쭯)의 팍스콘(富士康)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은 2010년에 찍은 작업장 내부. 팍스콘은 대만 재벌 훙하이그룹이 중국에 세운 전자부품 제조업체다. /AFP

애플 하도급업체들은 이렇게 대량생산을 통해 싼값에 제품을 납품하지만 애플은 각각의 공정에 드는 비용을 세세하게 계산해 납품단가를 더 낮춘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내기 위해 하도급업체들은 직원들을 더 쥐어짜게 되고 근로환경은 더 열악해진다. 한 하도급업체 임원은 "애플과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더 효율적으로 더 싸게 만드는 것뿐"이라며 "그렇게 하면 다음 해엔 납품가격을 10% 더 깎는다"고 말했다.
◇매년 하도급업체 감사,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애플은 지난 2005년부터 해외 하도급업체들에 공장 근로자들이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만들어 배포했다. 여기에는 주 60시간 이상 근무 금지와 근로자 안전기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영국의 한 신문은 애플의 주요 하도급업체인 중국 팍스콘사의 선전 공장에 잠입 취재한 결과 여전히 근로자들이 규정 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은 물론 공장 직원들에게 군기확립 차원에서 팔굽혀펴기를 시킨다는 내용 등을 보도했다. 이에 애플은 즉시 해당 공장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2007년부터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팍스콘사에서만 지난 2년 동안 최소 18명이 업무와 관련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엔 하도급공장 2곳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약 80명이 다쳤다. 애플이 지난달 13일 발간한 연례 감사보고서에서도 이번에 조사한 229개 공장 가운데 62%가 애플이 제시한 주 60시간 미만 근무수칙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13%는 미성년자 고용 등의 문제가 있었고 32%는 위험폐기물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