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현지 고교 교과서에 성공담 실려
“노르웨이에도 코리아 타운 만들고파”

“한국에 노르웨이를 심고, 노르웨이에 한국을 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국무총리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호콘 마그누스 노르웨이 왕세자 부부 일행에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한 명이 포함돼 있다. 지난 11일 부산을 찾은 이철호(70·사진)씨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자기 성을 딴 ‘미스터 리(Mr. Lee)’라는 라면으로 노르웨이에 라면을 처음 알린 뒤 노르웨이 라면시장 80%를 장악하며 현지 라면 업계의 대부가 된 사람이다. 그는 본명보다도 ‘누들 킹(라면 왕)’이라는 애칭으로 노르웨이와 한국에 알려져 있다.


  • ▲이철호씨

그는 노르웨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어 올해는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성공한 이민자의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그는 “부산은 1954년 3월 내가 노르웨이로 떠나기 직전 3개월 정도 머물렀던 곳이라 잊을 수 없다”면서 “지금의 서면쯤에 있었던 야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서면 미군 비행장을 통해 노르웨이로 떠났다”고 말했다.

한국 전쟁 중 폭탄 파편에 맞아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친 그는 치료를 제대로 받기 위해 17살이던 그해 노르웨이로 가야 했다. 7년 동안 수십 번의 수술 끝에 다리를 절기는 해도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자 그는 노르웨이 사회 속에서 자립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언어, 생활고 등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호텔 주방장을 거쳐 라면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 그래서 자신을 낳아준 나라와 길러준 나라가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이씨는 “부산과 인천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 ‘리틀 노르웨이 타운’을 만들고 싶다”면서 “타운이 만들어지면 두 나라의 경제, 친선 등의 협력이 가능한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 노르웨이 타운’은 수산회사 등 노르웨이 기업이 진출해 한국의 노르웨이인들이 모여 살면서 자신들의 문화와 역사 등을 보여주는 일종의 기업마을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에는 노르웨이 수산업 관계자들과 함께 인천시 관계자 등을 만나 협의하기도 했다.

“동북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세계 2위의 수산물 수출국인 노르웨이 업체들이 중국으로 간다는 걸 설득해 한국으로 데리고 왔더니 부산과 인천의 어마어마한 항만 시설을 보고 모두들 깜짝 놀라더군요. 부산은 일본 시장, 인천은 중국 시장의 거점으로 삼도록 주선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교류가 두 나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 주는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연결 고리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는 자신의 ‘미스터 리’ 라면을 한 편의점 체인망을 이용해 국내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같은 방식으로 일본에도 수출할 예정이다.

이씨는 “아직도 노르웨이에서는 한국과 북한을 혼동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노르웨이에도 ‘리틀 코리아 타운’을 만들어 두 나라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데 남은 인생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2007/05/14 10:15 2007/05/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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