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비스는 곧 따라잡혀도… ”

“좋은 상품은 절대 못따라온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단독 인터뷰… 광주 이마트 오픈식에서 유통을 말하다
증여세 2천억 ‘기록’ 작년 신세계 2대주주로

비가 내리던 지난 19일 광주(光州)광역시 봉선동에서는 신세계 이마트 107호점 오픈식이 열렸다. 신세계 정용진(鄭溶鎭.39) 부회장은 오픈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7시30분 비행기를 타고 미리 광주에 도착해 있었다.

―이마트 오픈식에는 매번 참석한다고 들었는데.

“1호점인 창동점부터 7호점까지는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거의 빠지지 않았다. 97년부터 참석했으니 올해로 아(미처 알지 못했다는 듯), 10년째다. 해외출장이 있어 갈 수 없었던 3개 점포만 빼고 다 참석했다. 중국 이마트 7개점도 거의 다 참석했으니 국내외 점포를 다 합치면 거의 90개가 된다. (이마트 국내 점포 107개 중 16개는 작년에 인수한 월마트 매장이다.)”

―오픈식 참석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다. 오픈을 준비하면서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해 주는 게 중요하다. 매장이 어떻게 꾸며졌는지 확인하고 소비자 반응도 관찰한다.”

―오늘 봉선점 매장을 둘러본 소감은.

“전에는 오픈하는 점포에 가보면 못마땅한 점이 많았다. 이제는 이마트 시스템이 많이 안정됐다. 이렇게 보고 가서 개인 홈페이지에 매장 사진 등을 올린다.”

―매장을 찾을 때 가장 중요하게 살피는 부분이 있다면.

“매장 청결과 신선식품, 패키징(포장)을 주로 본다. 오늘도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둘러봤다. 매장을 많이 다녀서 이제는 뭐가 부족한지 잘 보인다. 그러다 보니 너무 공급자의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소비자의 눈으로 봐야 하는데….”

―최근 이마트가 ‘최저가격보상제’를 폐지했다.

“이제는 가격보다 상품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나는 진작부터 (‘최저가격보상제’를) 반대했다. 보상제를 하면 그 비용이 가격에 이전될 수밖에 없다.”

―PL(private label·자사 브랜드 제품)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각별히 신경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경쟁업체와의 경쟁에서는 PL밖에 차별화할 게 없다. 서비스는 우리가 아무리 잘 해도 경쟁업체에서 금세 따라온다. 서비스 경쟁을 벌이다 보면 비용이 높아진다. 본질을 차별화해야 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다. 10월쯤이면 PL에 대해 이마트가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다녀온 유통업체 중 인상적이었던 곳에 대해 말해달라.

“미국의 홀푸드(식품 전문 유통업체)와 월마트를 다녀왔다. (대형 마트 업체인) 영국 테스코와 미국의 타깃(Target)도 다녀왔다. 홀푸드는 식품 분야에서 뛰어나고, 테스코는 PL에 있어서 가장 앞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깃은 패션 분야에서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이다. 한 업체가 아니라 각 업체에서 배워야 할 것을 보고 온다.”

―요즘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소싱(sourcing·조달) 분야다. 우리는 현재 중국에서만 직(直)소싱을 하고 있지만, 해외 유통업체들은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의 성적은 어떤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잘되고 있다. 일부 제품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제품 공급 문제가 해결되면 좋아질 것이다.”

―최근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데, 신세계는 일찌감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마찰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가 그만큼 여력이 있으니까 가능했다.”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가 잘나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직 멀었다. 산 정상이 있다면 중간까지 간 것이 아니라, 이제 서비스라는 게 어떤 것인지 겨우 안 정도다.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기 위해선 유통업체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유통채널도 더 많아져야 한다.”

정 부회장은 봉선점 매장에 쇼핑객이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한 뒤 광주 신세계백화점으로 바삐 이동했다. 백화점 신선식품 매장을 둘러보면서 ‘생선을 담은 플라스틱 뚜껑이 너무 크다’ ‘쇠고기는 언제 들어온 것이냐’면서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정 부회장은 오전 11시30분쯤 직원 식당에서 묵은지 김치로 끓인 찌개로 점심을 마친 뒤 서울로 향했다.



◆정 부회장은 누구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 이명희(李明熙) 회장의 장남이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다.

미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부사장을 거쳐 작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부회장과 함께 부회장에 올랐다. 작년 9월 부친 정재은(鄭在恩) 신세계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신세계 2대 주주로 올랐다. 당시 신세계 지분이 4.86%에서 9.32%로 늘어나면서 최대주주인 이명희 회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지난 3월 정 부회장과 동생인 정유경(鄭有慶·34) 상무는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의 증여에 대한 세금으로 각각 37만7400주(당시 시가 약 2000억원)와 28만5556주(약 1500억원)를 주식으로 납부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증여세 납부로 화제가 됐다.

정 부회장은 고전음악을 즐겨 들어 최근 오픈한 개인 홈페이지(www.chungyongjin.com )에 음악에 대한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아들과 함께 첼로를 배우고 있기도 하다.

Posted by Takumi

2007/07/23 13:17 2007/07/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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