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는 반드시 '구조조정'이란 고통을 부릅니다. 지난 9월 세계 4위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이후 금융의 중심지 미국 월가(街)에서만 2만여 명이 직장을 잃었다고 합니다.
리먼의 파산신청 당시 직원들이 짐을 싸는 사진이 전 세계에 보도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영업하던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의 직원들은 어떨까요. 본점이 파산신청을 했지만 한국 지점 직원 수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파산 이전 98명이었던 총인원은 현재 80여명으로 일부 계약직이 그만둔 것을 빼고는 주요 인력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은행의 엘리트 직원들이 왜 계속 남아있는 걸까요.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즘 금융업계에 인력을 흡수할 곳이 없다"며 "특히 이들이 갈 수 있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전 세계적인 감원계획에 맞춰 최소 10%씩 사람을 자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라 갈 곳을 찾기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한국인이 대부분인 리먼 서울지점 직원들은 그동안 이직(移職)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리먼 증권부문에 이어 올 2월 은행부문 지점을 한국에 새로 열 정도로 한국 시장에 적극적이었습니다.리먼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드러났을 때도 산업은행이 유력한 인수자로 떠올라, 직원들의 이동을 망설이게 했죠.
서울지점의 모(母)회사인 리먼 런던법인을 인수한 일본의 노무라는 서울지점의 인수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인수가 결정돼도 노무라 서울지점의 인력과 중복되기 때문에 감원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리먼 본사와는 달리 서울지점은 부채보다는 자산이 많습니다. 그만큼 서울의 직원들은 회사를 내실 있게 꾸려온 것이죠. 당장은 갈 곳이 없어 힘들겠지만,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