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브프라임 사태와 한국 IMF 위기를 비교해보니…
美는 개인의 탐욕이, 한국은 외환관리 잘못이 원인
한국은 고금리로 해결… 美는 저금리로 수습 나서


'2차 대전 이후 최대 위기', '건국 후 최대 경제위기'.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한국의 IMF외환위기를 일컫는 말이다. 10년 간격으로 발생한 두 사태는 원인과 전개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나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위기의 강도는 매우 충격적이다. 두 나라 정부가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사태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윤용진 팀장은 "월스트리트의 미국 금융인들은 10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당시 한국의 금융인들이 느꼈던 정도의 불안과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를 뒤덮고 있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한국의 IMF 위기는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미국은 금융위기, 한국은 외환위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미국 내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이다. 2001년 IT(정보기술) 거품이 붕괴되자 앨런 그린스펀(Greenspan) 당시 FRB 의장은 금리를 대폭 인하했고, 서민들은 저금리의 돈을 빌려 집 투기에 나섰다. 이후 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붕괴되자, 부동산 대출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사태를 맞았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부동산 위기와 맞물리면서 미국 경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 결과 미국경제의 추락을 상징하듯,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미국 내부의 금융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파급된 것이다.

반면 한국의 IMF 위기는 외환위기에서 시작해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태국 바트화의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외환위기는 외환관리가 부실하던 한국으로 옮아붙었다. 한국의 금융기관과 대기업, 개인들은 모두 폭풍 속으로 휘말려 들어갔다. 기업 부문에서는 미국과 한국이 차이가 난다. 당시 한국의 대기업들은 과다차입 때문에 줄줄이 도산했다. 하지만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개인과 금융기관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업들은 아직 좋은 실적을 내면서 미국 경제를 받쳐주고 있다.

◆미국은 개인 탐욕, 한국은 정책 잘못

서브프라임 사태는 개인들이 빚을 내서 집을 2~3채 사들인 투기에서 비롯됐다. 저금리 시대에 변동금리로 돈을 빌렸던 수많은 개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가 높아진 반면 집값은 하락하면서 대출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했다. 자산 버블(거품)의 붕괴 현상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해 "개인들의 탐욕이 부른 재앙"이라고 표현한다. 사태가 미국 전역에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반면, 한국의 외환위기는 정책 당국의 외환관리 잘못이 일차적 요인이었다.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졌지만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환율을 낮게 유지해 사태를 악화시켰다. 또 시중은행에 빌려준 외환보유고의 운용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정부당국은 외환보유고가 바닥난지도 알지 못했다. IMF 위기는 외환유동성 부족이 결정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에 외환위기 발생 후 3년9개월이 지난 뒤 IMF 구제금융을 모두 상환하면서 끝났다. 그래서 자산버블 붕괴에서 촉발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한국의 외환위기보다 더욱 고질적이고, 치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저금리, 한국은 고금리 처방

미국과 한국은 위기 대응에서도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한국은 경제주권을 상실, IMF의 권고에 따라 금리를 대폭 끌어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내 달러를 빼내가지 않도록 높은 금리를 미끼로 제공한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의 FRB는 금융경색을 풀기 위해 돈을 풀어 금리를 낮추고,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사태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외부자금을 수혈하는 방식도 차이가 난다. 조현국 NE아시아 캐피탈 대표는 "한국은 달러가 부족해 정부가 IMF와 IBRD(세계은행), ADB(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 돈을 빌려왔다"며 "그러나 미국은 개별금융기관이 해외의 전주(錢主)들에게 직접 손을 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 해외자본이 유출되고 주식시장이 반토막났다. 이에 반해 미국은 기축통화 국가답게 해외자본 유출이 적고, 주식시장도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버티고 있다. 오히려 미국 국채는 금융위기가 심해질수록 안전자산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공적자금 투입

두 나라 모두 방만한 경영을 한 금융기관에 책임을 물었다. 미국의 경우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등 모기지대출업체뿐 아니라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문을 닫았다. 한국에서도 은행들이 통폐합되고 직원들이 구조조정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도 유사하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68조원의 공적자금을 넣어서 시중은행들의 빚을 청산했다. 미국 FRB는 베어스턴스에 유동성 300억달러를 직접 지원했다. 만약 베어스턴스가 이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한다면 미국 국민들의 부담이 된다.

Posted by Takumi

2008/03/20 13:04 2008/03/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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