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전면전 선포한 애플 對 구글
차별화된 콘텐트로 승부하는 애플 파격적인 ‘망 개방’으로 맞서는 구글
전혀 다른 정보통신 접근 방식에 전문가들 전망 양편으로 나뉘어

애플과 구글이 이동통신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업계는 포화된 시장에서 통신요금과 단말기 가격 경쟁으로 시장 점유율을 뺏고 뺏기는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은 다르다. 이들은 다른 통신업체가 벌여온 게임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려고 한다. ‘창조 경영’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두 업체의 전략은 무엇일까.

“콘텐트와 소프트웨어가 애플의 힘”

13일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의 마크 호라인(Marc Horine) 부사장은 자사의 스포츠 해설음성 서비스(Espn pod-center)를 아이폰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공 이유를 간단하게 “아이폰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브라우저(사파리)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인터넷 브라우저를 갖춘 휴대전화에서는 Espn의 해설음성이 원활하게 서비스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Espn의 사례에서 보듯, 애플 ‘아이폰(iPhone)’의 힘은 바로 ‘소프트웨어’와 ‘콘텐트’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휴대폰을 재발명했으며, 2008년에 시장점유율 1%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애플은 노키아의 제조 역량도, 삼성전자의 기술력도 없지만, 소비자가 반드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콘텐트와 서비스로 아이폰을 히트시켰다. 아이폰은 처음부터 구글어스(google earth)와 유투브(youtube)를 통해 지도 검색과 동영상 1만여건을 볼 수 있는 체제를 갖고 출발했다. 그리고 아이폰의 부가 서비스는 문어발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뉴욕포스트는 아이폰에 게임을 공급할 유력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확보했으며, 모바일 게임시장에 진입해 닌텐도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셰이프서비스(Shape services)는 인터넷 전화업체 스카이프(Skype)에 가입한 아이폰 사용자들이 저렴하게 통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IM+’를 개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플러스모는 아이폰을 좀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위젯(widget·특정 프로그램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든 미니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결국 애플은 기존 휴대전화 업체와 통신업체의 수익모델을 조금씩 무너뜨리는 ‘시장 교란자’인 셈이다. LG 경제연구원 김영건 연구원은 “애플의 시장진입은 결국 차별화된 콘텐트 서비스가 휴대전화 업체의 새로운 수익원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왼쪽)와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 아이폰을 내놓은 애플은 콘텐트와 뛰어난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 능력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반면, 구글은 무선 주파수를 구입해 망을 개방하는 모델로 기존 통신시장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배경에 늘어선 휴대전화는 아이폰에 구글을 포함한 각종 서비스가 구현되는 모습을 합성한 것. /블룸버그·애플 제공

구글, “무선통신망 개방으로 전면전”

구글의 전략은 애플보다 더욱 전면전에 가깝다. 최근 구글을 둘러싼 보도만 보면 구글의 라이벌 기업은 더 이상 마이크로스프트(MS)가 아니다. 구글은 현재 미국의 거대 통신업체 AT&T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정보통신업계에서 구글의 목표는 무선망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망 개방’(open access)을 이루는 것. 기존 무선통신망은 대부분 특정 사업자의 허락을 받아야 콘텐트를 등록할 수 있다. 구글은 이와 달리 지금의 인터넷처럼 누구나 쉽게 콘텐트를 쌓을 수 있는 망을 추구하고 있다.

콘텐트가 쌓이면 구글은 검색결과에 광고를 붙이는 기존 수익 모델을 무선망에도 적용할 수 있다. 광고를 삽입하는 대신 음성통화를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구글 CEO는 “모바일광고 시장이 급속히 커짐에 따라 조만간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공짜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케이블·전화선 외에 또다른 인터넷 접속 방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경매에 내놓은 700MHz(메가 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노리고 있다. 구글은 이 주파수 경매를 위해 46억달러를 준비했다. 이는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인수 대금(16억 5000만달러)과 온라인광고회사 더블클릭 인수대금(31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구글의 주파수 경매 참여에 기존 통신업체인 AT&T와 버라이즌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결사 반대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휴대폰 제조사업에 직접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달 초 구글이 ‘G-폰(G-phone)’으로 불리는 자체 휴대전화 생산을 위해 휴대전화 생산업체에 시제품을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G-폰은 G메일(Gmail), 웹브라우저 등 구글의 자체 서비스를 탑재한다. 제조업체로는 국내의 LG전자와 대만 하이테크컴퓨터(HTC) 등이 거론됐다.

누가 승자가 될까

구글과 애플의 전혀 다른 정보통신 접근 방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견이 분분하다. 애플을 편드는 이들은 구글이 너무 일을 크게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글이 만약 휴대전화-통신-인터넷을 아우르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면, 결국 기존 정보통신 분야에 있는 모든 기업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칼럼을 통해 “구글은 애플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휴대폰이 출시되면 노키아나 AT&T와 경쟁관계가 되면서 소비자 접점이 대폭 줄어들 것이므로, 구글도 애플처럼 수익모델과 제품 혁신을 통해 기존 산업의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구글의 도전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미국 민주당 마이크 도일 하원의원은 최근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구글이 경매에 응하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무선통신 망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실한 것은 휴대전화와 이동통신업계의 두터웠던 진입 장벽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사실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닌텐도가 게임기폰(DS폰)을 검토하는 등 참신한 이미지를 갖춘 IT기업이 휴대전화를 만들 기회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기업도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폰(iphone)

애플이 지난 6월 29일 출시한 첫 휴대전화. 화면 속 그림(아이콘)을 건드리면 기능이 작동하는 터치 스크린 방식이다. 전화 기능 외에 애플의 아이튠스와 구글 유튜브를 활용한 음악·동영상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출시 당시 미국 각지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밤을 새며 기다렸다가 구매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G-폰(G phone)

구글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구글의 협력업체에 G-폰의 시제품이 배포됐다고 전했다. 검색·이메일 등 구글 특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 광고를 통해 통화료와 문자메시지 요금을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Posted by Takumi

2007/08/17 10:05 2007/08/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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