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차 빅3 붕괴, 강건너 불?

"빅3(GM·포드·크라이슬러) 붕괴가 두려운 게 아니라, 그 이후에 미국의 기술력 있는 부품업체들이 모조리 일본계 자본에 먹힐까봐 두렵습니다."

19일 저녁 대전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공학회 학술대회에서 만난 한 외국계 부품회사 임원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빅3 붕괴에 대비해 미국 알짜배기 부품업체의 구매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미국 부품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미국에 핵심 기술을 가진 부품업체가 여전히 많은 데다, 덩치와 기술력을 키울 수 있어 단기간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최근 어려워졌다고는 해도 도요타 1개 회사가 작년 한 해 벌어들인 현금만 20조원이 넘을 만큼 자금력이 풍부하다. 빅3가 붕괴해 부품업체들이 헐값에 쏟아질 경우, 일본으로서는 미국의 자동차 핵심기술을 큰돈 안들이고 손에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오바마가 '빅3'를 어떤 식으로 지원하든, 결국 일본에 도움을 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때 가서 자연스럽게 미국 자동차 업계를 도와주는 형태로 부품업체들을 접수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했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 한국의 100위권 자동차 부품업체를 전부 합해도 일본 덴소나 독일 보쉬 1개 업체의 매출(작년 기준 연간 40조원)에 불과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우, 여전히 미국 부품업체에 디젤 연료 분사나 첨단 전자 부품의 핵심 기술을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빅3 붕괴 이후 미국 부품업체들이 일본에 넘어갈 경우에 우리는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까. 당장 생존하기에도 어려운 시기라고는 하지만,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전략이 절실하다.

Posted by Takumi

2008/11/21 10:18 2008/11/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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