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홈페이지에 'IMF 세대가 88만원 세대에게'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 편지들은 "서울대까지 나와서 취직 못했다는 자책에서 벗어나라. 동시에 '그래도 내가 서울대 나왔는데'라는 생각을 버리고 취업의 눈높이를 낮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88만원은 20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을 상징하는 숫자다.
IMF 직후 대기업 3곳에 합격해서 그중 한 곳에 근무하다 그만둔 전상민(95학번·서울대 강사)씨는 "석사를 마친 뒤 '만만한' 회사에 입사 서류를 냈다가 면접시험조차 보지 못해 당황했다"며 "하지만 후배들은 1차에서 떨어지더라도 절망하지 말고 '나를 원하는 곳에 가리라'고 마음먹어라"라고 충고했다.
전씨는 취업난을 뚫고 입사시험에 합격하는 비결로 "복사 같은 허드렛일도 열심히 하는 것"을 꼽았고, "취업은 상위 몇 개 대학만 목표로 하는 대학입시와 다르며, 대기업이 아니라도 탄탄한 수익성과 전망을 갖춘 회사가 많다"고 충고했다.
안영리(93학번·공연기획자)씨는 "IMF 경제위기가 터지고 아버지 회사가 부도난 다음 독일 유학을 포기했는데, 맘에 뒀던 대기업 입사 시험까지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월급 30만원의 예술의전당 인턴으로 사회생활 첫발을 뗀 안씨는 "인턴 월급은 적었지만, 각종 공연자료를 보면서 나중에 대기업 문화재단에 취직할 실력을 마련했다"고 썼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정재웅(94학번·구글코리아 직원)씨는 "적성에 맞지 않는 대기업보다는 나와 잘 맞는 중소기업을 찾으려 했다"며 "공대생들이 의대나 금융계로 가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들 생각하는 탈출구'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정작 재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김훈민(25·경제학부)씨는 "IMF 때 선배들은 벤처 붐이라도 있었지만 요즘은 도전하려야 도전할 기회도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