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이미지의 탤런트 선우재덕 스게티 사장은 20년차 사업가다. 그의 사업경력은 크게 두 시기로 나뉜다. 제1기는 장사를 했던 1990~2002년까지다. 1990년 서울 성신여대 앞에 떡볶이 전문점을 열었는데 매장을 카페처럼 멋지게 꾸민 아이디어가 통해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어느 날 친누나가 제안해 떡볶이 전문점을 정리하고 1998년에 광릉수목원 근처에서 카페를 시작했다. 이 사업도 잘 됐지만 선우 사장이 바빠지면서 몇 년 후 누나에게 넘겼다. 제2기는 그가 장사 차원을 넘어 기업을 경영한 시기다. 2003년 8월부터 현재까지다. 지금의 ‘CEO’ 선우 사장을 만든 경험의 8할은 바로 이 시기의 몫이다.

2003년 8월 그는 후배와 함께 중저가 스파게티 프랜차이즈 ‘스게티’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보통 연예인들처럼 초상권 제공, 마케팅 협력 정도만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2004년에 선우 사장은 후배의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후배와 저의 회사 경영 방침이 잘 안 맞았어요. 저는 가맹점과 본사가 같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후배는 본사 위주로 영업을 하려고 해서 충돌이 잦았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대개 연예인 쪽에서 손을 떼기 마련이다. 하지만 선우 사장은 거꾸로였다. 후배에게 “내가 회사를 맡겠다”고 제의, 아예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과거에 떡볶이 전문점과 카페 사업 성공 경험이 있던 터라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인수를 하고 보니, 황당하게도 회사의 재무상태가 엉망이었다. 그가 모르던 빚도 상당했다. “인수할 당시에 그런 것도 확인을 안했으니 정말 준비 없이 시작한 거죠.”

하지만 초반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 매장 수가 빠르게 불어났다. 매장 수가 가장 많았던 2006년에는 최대 35개의 매장이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사업이 꺾이기 시작했다.

“경기가 나빠지며 사업 환경이 어려워졌어요. 그리고 스게티가 공략했던 시장이 생각과 달리 잘 열리지 않았습니다.”

스게티는 5000원대 스파게티로 대중화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경제력 있는 소비자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를 먹고, 일반인들은 김밥, 라면 같이 아예 저렴한 음식을 선호하더라고요.” 5000원대 스파게티는 타깃 지점이 애매했던 것이다.

스게티에도 물론 장점이 있었다. 본사에서 반조리한 음식을 공급하기 때문에 조리사를 고용하지 않아도 음식을 만들 수 있어서였다. 가맹점들로서는 상당한 인건비 절약 요소인 것. 하지만 기본적인 고정비 리스크는 어쩔 수 없었다. 스게티의 식자재를 전부 이탈리아에서 수입했고, 일반 건물에 입점한 가맹점의 경우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은 낮추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불경기에다 시장이 잘 형성되지 않자 견디지 못한 가맹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았다. 현재 스게티 매장은 전국에 22개가 남아 있다.

“일반 매장은 많이 없어졌는데, 할인점이나 백화점의 푸드코트에 들어간 매장들은 거의 살아남았어요. 푸드코트는 대부분 일정 수 이상의 유동인구를 확보하고 있고, 인테리어비 등도 거의 들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더군요.”

관련 사업을 연구하다 홈쇼핑 시장을 개척, 포장 제품 공급도 하고 있다. 면과 소스를 30초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10~15% 정도를 차지해 비중도 작지 않다. 선우 사장은 이제 한계가 있는 중저가 스파게티 사업의 확장 대신, 다른 식당 체인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2007년 12월 분당에 한우전문 식당 ‘선우랑한우랑’을 직영으로 열고, 이 시장을 경험 중이다. 처음에는 한우구이 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생각했는데, 2년쯤 운영한 지금은 방향을 약간 바꾸려고 한다.

“한우구이 식당은 리스크가 꽤 큰 사업 같아요. 믿을 만한 공급처 찾기도 어렵고, 투자비도 많이 들거든요. 한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원가를 맞추기도 쉬운 게 아니고요.”

대신, 그는 설렁탕·갈비탕·국밥·된장찌개 등 점심시간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한우 관련 메뉴 위주의 체인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생존한 스게티 매장의 경험을 살려 푸드코트 위주로 출점할 생각이다.

스게티 본사 실적은 가맹점이 최대 수준이던 2006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08년 매출은 17억원, 영업적자와 순적자가 각각 3억원이었다. 2007년과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적자 규모가 9000만원에서 3배 이상 확대됐다. 하지만 선우 사장은 2009년 결산을 앞둔 지금은 “실적이 바닥을 찬 것 같다”며 희망찬 미소를 지었다.

수산물 유통으로 돌파구 마련

선우 사장의 명함에는 ‘대표 선우재덕’이라는 글씨와 함께 회사명이 두 개 적혀 있다. 하나는 스게티, 다른 하나는 새벽통상이다. 새벽통상은 새우살, 꽃게 등 냉동 수산물을 수입하는 회사다. 새벽통상이 수입한 냉동 수산물을 스게티가 웨딩홀, 호텔 등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2008년 초부터 매출원 다변화 차원에서 시도했다. 스게티 실적의 반등을 이 냉동 수산물 유통 사업이 이끌고 있다고 한다.

“수산물 유통 사업이 다행히 잘 되고 있어요. 프리마호텔 등 큰 계약처를 여러 곳 잡았고, 2010년에는 거래처를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익 규모도 괜찮아서 2009년 매출은 더 커지고, 적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선우 사장은 그 외에도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 2009년 들어 일본에 경북 상주 막걸리를 공급하는 사업권을 땄고, 또 분당 수내동에 ‘선우와사케와’라는 직영 사케(일본 술)바도 새로 열었다. 사케바 역시 경험을 쌓은 후 나중에 체인화를 시도할 생각이다.

6년차 식당 프랜차이즈 CEO가 된 선우 사장은 이제 뭣 모르고 스게티를 인수했던 그 시절과 사뭇 달라졌다. 2004년에 스게티를 완전히 인수한 후 몸으로 부딪혀 익힌 경영의 교훈이다. 지금까지 월급도 없이 하루에 4~5시간 자면서 묵묵히 일해 왔다.
“전에는 투자비만 맞춘 사람들이면 그냥 가맹점을 내줬는데, 그런 분들 중에 경영마인드나 성실성 부족으로 못 버티는 경우가 많더군요. 앞으로는 가맹점 계약을 할 때 열심히 장사를 하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는 분들 위주로 가맹점주를 엄격하게 선정할 생각입니다.”

Posted by Takumi

2010/01/17 10:48 2010/01/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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