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인도 103%, 앙골라 201%나 늘어
노희선 해외마케팅팀장 등 신일프레임 직원 3명은 요즘 중동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건축자재 전시회장을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노 팀장은 다음달 중순까지 중동에 머물며 바이어들을 만나 수출 계약을 맺고 현지 지사 설립 작업도 벌인다. 바닥·천장 마감재 등 건축자재업체인 신일프레임은 세계적인 건설경기 침체를 '중동 공략 작전'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노상철 사장은 "원래 미국이 주요 시장이었지만 글로벌 불경기 때문에 두바이와 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 신규 시장을 두드린 결과, 올해 중동권 수출액이 작년보다 40% 넘게 늘어난 4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계 제조업체인 에버다임은 최근 앙골라에 본사 인력을 보내 현지 서비스 센터를 개설한 덕분에 현지의 대표 건설사인 NIEC사와 1260만 달러어치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의 아프리카 수출은 작년의 3배, 중남미 수출은 작년의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지만, 아프리카·중동·중남미와 인도 등 틈새시장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작년 10월 대비)은 아프리카(60.5%)·중동(29%)·중남미(21.8%)와 인도(103.1%)에서 크게 늘었다. 이 중에서도 앙골라(201.8%)와 UAE(48.4%), 브라질(56.9%)에서의 수출 증가세는 단연 돋보인다.
◆아프리카·중동에선 '중국 거부감'도 한몫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은 글로벌 금융 위기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는 데다, 원화 가치의 하락(가격 경쟁력 상승)과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 상승 등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중동은 금융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개방된 덕분에 글로벌 위기 여파가 크지 않고, 원유 등 자원을 팔아 챙긴 자본이 비교적 넉넉하다.
코트라의 최동석 중동·아프리카·CIS 팀장은 "아프리카와 중동은 중국 제품의 낮은 품질과 중국의 공격적 진출에 대한 거부감이 최근 커져 한국 제품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여기에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알제리를 중심으로 뒤늦게 한류 바람까지 불어 수출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레탄 원료 제조업체 KPX케미칼은 올해 수출 대상 국가를 가봉·감비아·부르키나파소 등으로 늘리며 아프리카에만 작년(3000만 달러)의 2배 가까운 55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한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말까지 앙골라에 에너지 제품(휘발유·경유 등)을 7000만 달러 이상 팔았다. 작년 실적(700만 달러)의 10배가 넘는다.
화일약품은 수단에 앞으로 5년간 약 500억원어치의 의약품을 수출하기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시스템 창호 전문기업 이건창호는 두바이와 앙골라에서 총 1600만 달러가 넘는 규모의 호텔·연구소·주상복합 공사를 수주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
- ▲ 브라질 상파울루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이 공항에 설치된 LG전자의 PDP TV로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LG전자 는 90년대 이후 꾸준하게 벌여온 브랜드 마케팅에 힘입어 올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서만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 망이다. /LG전자 제공
◆중남미의 한국 제품 호감도 상승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에서 한국은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의 무역 흑자(9월 말 현재 149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국제무역연구원 신승관 지역연구팀장은 "위안화 강세와 원화 약세로 중남미권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제품의 품질이 예상보다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브라질에서만 작년보다 20% 늘어난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이 회사는 축구팀 상파울루 FC를 후원하는 스포츠 마케팅, 룰라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위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다지는 'VVIP'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왔다.
최근 브라질에서 LG전자의 TV·오디오 시장 점유율은 올해 40%를 돌파했고, 상파울루의 대학생 350명에게 '처음 연상되는 브랜드'를 물어본 최근 여론조사의 TV·오디오 분야에서 소니·필립스를 제치고 1위로 올랐다.
인도의 경우,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지난 9월 체결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 주요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한국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
현대자동차는 인기모델인 상트로(한국명 아토스)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인도에서 21만여 대를 팔았다. 작년보다 49% 늘어난 실적이다. 현대차가 작년 말 인도에 첫선을 보인 i10도 올 들어 인도 주요 언론사들이 선정하는 '2008년의 차'를 휩쓸며 10만 대 가까이 팔렸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