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경영 / 전자] LG전자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세계 가전 시장 석권
브랜드 호감도 높이기 시도 계속 코란 경전 내장 PDP TV 출시해

'현지화에 승부를 걸어라' 세계 가전(家電) 시장 석권을 목표로 하는 LG전자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를 위한 공격 병기도 다양하다. 제품은 물론 조직 문화까지 세계 각국의 특징에 맞춰 뜯어고치고 있다. 언어와 종교·생활 습관을 제품에 반영하고, 조직 상·하부를 모두 국적(國籍)을 불문한 최우수 인재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LG전자의 해외 매출은 2003년 24조8100억원에서 지난해 34조3500억원으로 5년만에 9조5000여억원이 늘었다. 이미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84%가 넘는다. 뼈를 깎는 현지화 노력은 과연 어떻게 펼쳐지고 있을까?


■언어·종교 맞춤 제품 봇물

LG전자의 현지화 전략은 각 현지 시장별 맞춤 제품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시장별로 현지 시장의 언어와 종교를 세심하게 반영한 '맞춤형 제품'을 기획, 해당 제품을 구매한 현지 고객들이 민족적·종교적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고 있는 게 핵심 전략이다. 제품 만족은 물론, LG전자에 대한 브랜드 호감도까지 상승시키기 위한 시도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란 PDP TV(PG35)'다. 이 TV는 중동지역에서 9월 라마단(금식기도) 달에 맞춰 출시됐다. 114개 장으로 구성된 코란 경전의 내용과 낭독이 내장돼 있어, 사용자는 바로 원하는 장으로 접속이 가능하다. 리모콘으로 10개까지 즐겨찾는 페이지를 저장할 수도 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지난 5월 나이지리아 3대 부족언어 지원 TV가 출시됐다. 이 TV는 공용어인 영어 외에 나이지리아 3대 부족어인 이보, 요르바, 하우사 언어를 지원해 보다 넓은 소비자들이 TV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인도에서도 제품 개발을 통해 인도 각 지역의 방언이 자막으로 표시되는 TV가 출시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안식일에 맞춰 제품 가동이 최소한으로 억제되는 냉장고가 나왔다. 안식일에는 내부 조명 소등은 물론 냉장을 위한 최소 전력만 소비된다.

▲ 1 LG전자는 각 현지시장의 언어와 종교에 맞춰 기획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중동시장의 무슬림들을 위해 출시된‘코란TV’. / 2 효율성을 중시하는 유럽 사람들의 특성에 맞춰 출시된 초절전형 TV. / 3 러시아 가정의 일반적인 주거공간에 맞게 출시된 슬림형 냉장고.

■현지 생활습관 '필수 연구대상'
언어·종교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각 지역의 생활습관을 제품에 반영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예를 들면 에너지 효율과 공간 활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에서는 자동으로 필터를 청소하는 에어컨을 내놓는 식이다. 이 에어컨은 지난 3월 '로봇 청소' 기능 에어컨으로 유럽시장에 출시됐다.

중동에서는 케밥·통닭구이 등 현지 음식의 조리방식에 적합한 광파 오븐이 출시됐다. 이 오븐에는 꼬챙이가 달린 중동 특유의 고기 구이 기구(Rotisserie)가 탑재돼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파키스탄에서는 분실 시 바로 위치와 번호가 추적되는 휴대전화가 출시됐다. 휴대전화가 현금과 같은 역할을 할 정도로 중시되는 현지 문화를 반영해 넣은 기능이다.

제품의 세부 기능에도 현지의 사정이 반영된다. 러시아 지역에 출시되는 휴대전화의 경우 벨소리가 유난히 크다. 이는 두꺼운 의복 두께 때문에 주머니 속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현지 소비자 불만을 반영했기 때문. 인도나 중남미 지역에 출시되는 휴대전화 역시 거리의 소음이 큰 현지 사정을 감안해 다른 지역보다 벨소리가 크다.


■현지화 전략 따라 조직 전체도 뜯어고쳐

LG전자는 올해부터 '한국 본사'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한국 근무자는 소속 법인이 'LGEKR'로 표기된다. 근무 위치도 모두 영어로 표기된다. 과거에는 해외 외국인 직원들이 한국 본사를 표현할 때 '본사(headquarters)', '한국(Korea)' 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 왔다.

'본사'라는 표현도 날려버릴 만큼 LG전자의 글로벌화에 대한 의지는 강력하기 그지 없다. 남용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몇 년 후에는 LG전자가 어느 나라 회사인지 모를 정도로 현지화된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본사 조직에 외국인 고위 임원을 대폭 확충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더모트 보든, 토마스 린튼, 디디에 쉐네보, 레지날드 불 등 4명의 부사장이 마케팅, 구매, 공급망관리, 인사의 최고 책임자로 영입됐다. 모두 화이자·IBM·HP·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임원들이다.

김영기 LG전자 지원부문장(부사장)은 "조직이 세계 시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우수 인력을 확충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북미 지역은 물론 최근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까지 현지 대학 및 법인과 연계된 인재 양성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2008/09/26 11:53 2008/09/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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