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예쁜 조카들을 보고 있는 기분이라 흐뭇하다." "부디 지금처럼만 반듯하게 자라줘!" 요즘 30~40대 '아저씨'들은 단체로 분홍빛 꿈을 키운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팬 커뮤니티인 '소시당'(dp.sosi.kr)은 전체 회원의 30%가 30대 이상 남자회원. 소녀시대가 출연하는 각종 TV 프로그램 및 라디오 프로그램 모니터를 하고 정보를 올려놓는 것은 기본, 10~20명씩 카페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열고 소녀시대의 노래 'Gee'를 함께 들으며 흥얼거리는 걸 즐긴다. 기업 간부인 송모씨(53)는 "가창력도 있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좋다"며 자동차 CD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이들 노래를 따라 부른다.

아저씨 팬들은 10대 청소년 팬들처럼 팬 사인회, 각종 공개방송을 따라다니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SM 엔터테인먼트 김은아 홍보팀장은 "소녀시대 팬 사인회장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회사 다니는 아저씨 팬이 절반 이상 차지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모인 소녀시대 멤버들.“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직접 만든 케이크를 선물하겠다”며 케이크를 장식하기 시작했다.
'소녀시대'는 어떻게 아저씨들을 사로잡은 걸까? 전문가들은 '애써 성숙한 척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매력'이 아저씨들의 감성을 휘어잡았다고 분석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작가씨는 "'소녀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섹시함을 내세우지 않는 여자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성 그룹들이 보통 나이보다 성숙한 매력을 내세워 인기를 얻으려는 것과 정반대로 '소녀시대'는 그야말로 짝사랑을 겨우 시작한 미숙한 소녀의 어설픈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

'너무 부끄러워 쳐다볼 수 없어…(중략) 두근거려 밤엔 잠도 못 이루죠'(노래 '지'(Gee) 중에서)라고 속삭이거나 '마음이 예쁜 사람이 될게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될게요'(노래 '디어 맘'(Dear Mom))라는 노래 가사는 '소녀시대'가 지향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 김작가씨는 "남자들이 유혹하고 싶어지는 여학생이 아니라, 바라만 보고 있어도 흐뭇한 모범생 조카나 연약한 동생 같은 이미지를 통해 인기를 얻은 그룹"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녀시대 멤버들도 자신들의 인기 비결을 잘 파악하고 있다. 소녀시대 윤아(19)는 "진한 화장을 하거나 과장된 몸짓을 하지 않아서 저희가 좋다는 남자 팬들을 종종 만난다. 우리의 매력은 우리 이름처럼 소녀다운 것, 천진난만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2009/02/11 10:27 2009/02/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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