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모터와 감속기 제조회사인 GGM은 지난 5월 일본 퇴직 기술자 A(78)씨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세이부 전기공업 출신인 A씨는 5개월 만에 제품 수명을 5% 늘리고 생산성을 3%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 추세만 유지해도 연간 8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비용 절감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인 고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0년쯤 20억원의 추가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기술자를 영입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우리보다 기술력이 앞선 일본의 부품·소재 분야 노하우를 제품 설계나 생산 기술 개발, 품질 관리에 활용,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유압기기 회사 코팩엔지니어링은 한 달에 1 억원어치씩 일본·독일 등지에서 수입해오던 유압밸브를 4월 영입한 일본 기술자(70)의 도움으로 개발에 성공, 수입가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재료비로 직접 만들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Y업체의 경우 일본 기술자(58)의 지적에 따라 공정을 개선한 결과, 작업 속도가 2배 가까이로 늘면서 원자재 재고가 33% 줄었다.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 업체 우진세렉스의 김익환 사장은 "일본 기술자 덕택에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일본 기술자를 영입할 때 현직보다 상대적으로 접촉하기가 쉬운 퇴직자를 초청하는 경우가 많다. 1947~1949년에 태어난 약 700만명의 일본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가 작년부터 대거 퇴직을 하고 있어 인력 풀은 넓은 셈이다. 단카이 세대는 일본 제조업의 기술 인력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내놓은 '대일 무역역조 고착화의 원인과 향후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카이 세대 기술자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선 기자재 회사 태양기전의 박석배 사장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선박용 소형 정밀 밸브를 일본 기술자 도움으로 자체 개발했다"며 "추가로 다른 분야 기술자를 영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퇴직 기술자 한 사람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연봉과 사택, 승용차 등을 포함해 8000만~1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관계자는 "일본 퇴직 기술자들은 '돈'보다 일을 하는 데 의미를 두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