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항예정 코스타·이스타도 내년으로 취항 계획 미뤄
경기침체탓 M&A도 큰 부담
지난 3일 영남에어가 부도를 내면서 취항 5개월여 만에 날개를 접었다.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악재 속에 무리하게 운항을 지속하다 결국 주저앉고 만 것이다. 저가항공업계는 영남에어 부도를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저가항공시장 진입을 눈앞에 둔 예비 저가항공사들도 취항 시기를 늦추며, '제2의 영남에어'를 피하기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영남에어 부도는 예고된 사태
영남에어는 지난달 부품교체를 이유로 일시 운항을 중단하자, '자금난에 빠져,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란 소문이 흘러나왔다. 영남에어는 30~40%대의 낮은 탑승률에, 자금난이 겹치는 등 7월 취항 이후 누적적자가 60억원에 달했다. 또 취항 초기부터 착륙료와 사무실 임대료, 공항 이용료 등 7700여 만원을 부산공항공사에 내지 못했다. 결국 영남에어는 지난 3일 국민은행 서울 상계동 지점에 돌아온 1억37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업계에선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저가항공시장에 뛰어든 것을 부도의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영남에어가 출범한 7월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크게 웃도는 등 최고조에 달했고, 수요 부진으로 탑승률이 저조해지는 등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출범해 저가항공시장이 과당경쟁체제로 접어들었는데, 영남에어가 취항을 강행한 게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또 50억원의 자본금에, 비행기 1대만 있으면 항공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진입제도도 영남에어를 '일단 띄우고 보자'식 경영에 빠지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남에어는 비행기 1대만으로 무려 4개 노선을 운항하다 1개 노선을 줄이는 등 불안한 운항을 했다.
◆급속히 재편되는 저가항공업계
저가항공시장은 앞으로 자금력을 중심으로 일대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의 제주항공과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중심의 에어부산 등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정상 운항하고 있다. 연내 저가항공시장 진입을 공언했던 이스타항공(군산 기반)과 코스타항공(울산 기반)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취항시기를 늦추고 있다. 지방 중소기업들이 대주주인 이들 두 개 항공사는 빨라야 연말에나 항공기를 띄울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말 취항할 예정이던 코스타항공은 내년으로 취항시기를 미뤘다. 이덕형 코스타항공 부사장은 "고환율로 인해 환차손이 커져 매달 6억~8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고 있다"며 "당장 항공기를 띄우는 건 손해이기 때문에 환율 상황 등을 지켜보며 1월 중에 취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역도스타 장미란을 모델로 내세우고 군산시로부터 10억원 출자 약속을 받아내는 등 취항에 탄력을 가하고 있다. 김영민 이스타항공 상무는 "당초 11월 말 취항할 예정이었으나 연말 취항으로 목표를 재조정했다"며 "저가항공시장이 난립하고 있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도를 낸 영남에어와 석 달째 운항을 중단하고 있는 한성항공의 운명도 관심사다. 최초 저가항공사로 주목받던 한성항공은 지난 10월부터 무기한 운항중단에 들어선 이래 M&A(인수·합병)를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인해 M&A시장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에 두 항공사가 새 주인을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