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판매 체인망 운영 '차이나 드림'의 상징
"사업확장 과정 문제… 총리가 직접 수사지휘"
전 세계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제 침체에 빠져있는 가운데, 경제가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던 중국은 '차이나 드림'의 상징 인물 황광위의 구속설로 뒤숭숭하다. 올해 39세로 가전제품 판매 체인 '궈메이'를 창업해 각종 부호 리스트에 단골로 1위에 오르던 황광위가 은행 불법 대출, 외환관리법 위반,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것은 1주일 전인 지난 17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현재 중국의 유력 언론들은 황광위 사건에 대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그의 체포 사실을 전한 것은 온라인 경제 매거진 '세계 기업가'. 중국 내부 사정에 밝은 홍콩 언론들은 이 온라인 매거진의 보도를 이용해 그의 체포와 수사를 전하고 있다.
황광위와 자주 만나던 한국의 가전제품 생산 업체 관계자들도 "그의 체포는 공공연한 비밀이며, 궈메이는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한국 가전제품 생산사 관계자들은 "황광위가 새로 진출한 부동산업체 '펑룬(鵬潤)'의 무리한 확장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궈메이와 펑룬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권력자들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밝혀졌다는 말도 돌고 있다.
황광위가 지난 달 초에 발표된 상하이(上海)의 영국 회계사 루퍼트 후거워프(Rupert Hoogerwerf)의 중국 부호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할 때 그의 개인재산은 430억 위안(약 9조4600억 원) 규모였다. 그는 2004년 유로 머니가 선정한 중국 부호 1위에 올랐고, 2006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부호 1위에, 올해는 2위에 랭크됐다.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시 출신으로 22년 전 17세의 나이에 세 살 위의 형과 베이징으로 무작정 상경해서 옷 장사를 하다가 3만 위안(약 660만원)을 꿔서 가전제품 판매점을 차린 뒤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춘 유통업체 회장에 올라 '차이나 드림'의 상징이 됐다. 그의 판매 기법의 특징은 ▲다른 유통업체보다 한걸음 앞서 최신 가전제품을 확보해서 다소 비싸게 팔고 ▲트럭에 적재돼 배달되는 동안에라도 다른 신상품이 출하될 경우 기존 제품 값을 떨어뜨리는 신속한 가격 변동 시스템에 있다.
황광위를 만나본 한국 기업인들은 그의 배포에 놀란다고 한다. "이번에 전국적으로 매장을 100개 늘리려고 한다, 당신이 책임지고 100개 궈메이 체인에 당신네 업체의 디스플레이 룸을 마련하라." 100개의 디스플레이 룸을 한꺼번에? 한국기업인들은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다. 중국 부호 리스트에 올랐다가 감옥으로 간 것은 황광위가 처음이 아니다. 영화 '부용진(芙蓉鎭)'의 주연 여배우 류샤오칭(劉曉慶), 김정일이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으로 임명하는 바람에 유명해졌다가 감옥으로 간 튤립 재벌 양빈(楊斌) 등이 같은 길을 걸었다. 황광위는 2006년에도 은행 불법대출 관련 조사를 받은 일이 있다. 중국 기업인들은 황광위의 구속설에 자기네 속담 '인박출명 저박장(人�出名 猪�壯·사람은 이름이 알려지는 걸 두려워해야 하고, 돼지는 살찌는 걸 두려워해야 한다)'이 역시 맞는 말이라고들 귀엣말을 한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