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그린피도 독일의 2배… 왜 이렇게 비싼가
물가 수준 대비 서울의 스타벅스 커피값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대만 싱가포르 중국 등 세계 11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골프장 그린피는 독일 프랑스 등에 비해 2배 이상 비쌌다. 한국소비자원은 커피, 골프장 그린피, 수입 캔맥주, 스낵, 화장품, 서적, 오렌지주스 등 7개 품목의 국내외 가격을 비교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중국에서 800원 버드와이저, 한국에선 1500원
서울에서 팔리는 스타벅스의 '카페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3300원. 미국 캐나다에서는 2280원에 구입할 수 있어 국내 소비자가 이들 나라에 비해 1000원 이상 비싼 값을 지불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단순히 가격을 비교하면 최근 유로화 강세로 가격이 상승한 유럽 도시를 제외하고 서울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외국과 물가 비교를 할 경우, 환율변동에 따라 상대적 가격이 차이가 난다. 이런 환율 요인을 제거한 구매력지수(PPP)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국내 커피값은 미국 싱가포르 독일 프랑스 등 11개 비교 국가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그린피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비회원이 중급 골프장에서 18홀 1라운드를 이용할 때 지불하는 요금은 평균 19만3850원으로 11개국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특히 카트 비용(5인승)은 평균 7만7170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영국 5만8560원, 이탈리아 5만8550원, 프랑스 5만3080원 등이었다.
수입 맥주는 용량 355㎖ 버드와이저 캔맥주 값을 비교했는데 PPP 기준으로 가장 비쌌다. 단순히 가격을 비교해도 중국에서 800원에 팔리는 맥주가 우리나라에 오면 1500원으로 값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수입 화장품의 경우, 립스틱 가격도 단순 비교로는 8위, 구매력지수로는 1위를 차지했다.
◆복잡한 유통구조·세금·규제 때문
국내외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국가별 정부정책, 세금문제, 물류비용, 노동생산성, 원자재가격 등 다양한 원인을 꼽을 수 있다. 소비자원 장수태 거래조사연구팀장은 "복잡한 유통단계, 고(高)세율구조, 과다한 정부 규제 등 구조적인 요인과 고비용·저효율의 경제적 요인, 열악한 국토와 자원 부족 등 자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커피값에 대해 장 팀장은 "높은 매장 임대료, 매출액의 5%를 차지하는 로열티 등 고비용 구조와 외국 커피점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프장 이용가격이 비싼 이유로는 종합부동산세, 특소세, 교육세 등 10여 가지에 이르는 각종 세금과 고가 마케팅전략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수입 캔맥주의 경우도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53%로 미국(14%), 독일(15%), 프랑스(18%)보다 월등히 높았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가격이 외국에 비해 너무 높은 분야에 대해서는 불공정 거래 등을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높은 세율 등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키로 했다. 연세대 경영학과의 박상용 교수는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 중에도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제품이 상당히 많다"며 "성급한 대응은 위험하겠지만 독과점이나 조세 등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조적인 처방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와인도 세금체계 때문에 일본보다 훨씬 비싸
이번 소비자원 발표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와인도 외국보다 국내가 비싼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 들어온 프랑스산 특급 와인‘무통 로칠드 2004년산’와인은 국내 와인숍 평균 가격이 97만원선. 그러나 똑같은 와인이 일본 도쿄의 와인숍 에노테카에서는 3만9900엔(약 40만원)에팔리고 있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와인 값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이유는 한국과 일본의 세율이 크게 다른 데다 국내 수입상들이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와인에 이윤을 많이 남기기 때문이다.와인의 경우, 한국은 수입 원가에 비례해 세금이 올라가는‘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수입 가격 차이에 상관 없이 세금이 같은‘종량세’를 적용하고 있다. 홍콩은 거의 세금 자체가 없다.
현재 국내에 들여오는 와인은 관세 15%, 주세 30%, 교육세 10%, 부가가치세 10%를 내야 한다. 따라서 비싼 와인을 마실수록 정부에 많은 세금을 내는 셈이다. 반면 일본은 100만원짜리 와인이든 1만원짜리 와인이든 세금이 동일하다. 정부가 이처럼 와인에 높은 세율을 매기는 이유는 민속주를 비롯해 국내 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이제 와인이 대중적인 술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세금체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