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大 주인기 교수 좌담
"시장에 대한 과도한 신뢰로 키코같은 문제 발생"
"정부예산 비교적 건전… 청년 실업부터 풀어야"
"한국 정부는 경제정책을 좀더 일관성 있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놔야 한다."(후카가와 교수)
"(한국의 금융당국이) 시장과 기업을 지나치게 신뢰하고 감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키코(KIKO)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월터 교수)
영국 런던정경대(LSE)의 앤드루 월터(Andrew Walter) 교수와 일본 와세다대학의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교수, 주인기(朱仁基)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20일 긴급 좌담회를 갖고, 금융불안 등 어려움에 빠진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처방을 제시했다.
- ▲ 20일‘포럼 새로운 한국’주최(선진사회연구원 주관), 조선일보 후원으로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세계 금융위기와 한 국의 미래’국제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한 앤드루 월터 런던정경대 교수(오른쪽)와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가 운데), 사회를 맡은 주인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최근의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정부 부주의가 금융불안 키워"
▲월터=한국은 중국·인도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글로벌 경제에 통합되어 있는 수준이 높다. 또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수출이 차지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아 그만큼 치러야 할 대가가 큰 것이다. 밖에서 볼 땐 한국 내 금융회사들의 단기부채 비중도 높아 보인다.
▲후카가와=환율 정책에서도 그랬듯, 정부의 일관성 없는 금융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또 한국 정부는 위기 상황을 예측할 만한 충분한 정보 수집 시스템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환차익을 노리는 전 세계 투기꾼들에게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한국이야말로 좋은 먹잇감이다.
▲주인기=정부가 시장 현실을 확실히 꿰차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 사태가 터진 뒤에 부랴부랴 해결방안을 내놓을 게 아니라 근본원인을 찾아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과감한 해결방안을 내놔야 한다.
◆적절한 규제는 필요
▲후카가와=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금융감독 체제는 상당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느냐는 별개 문제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를 접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도 부동산 시장 버블이 꺼지면서 비슷한 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예견하고 있다.
▲월터=10년 전 IMF 외환위기를 통해 한국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 외화 헤지(위험회피)의 필요성도 알게 됐는데, 역설적이게도 지금 조선업 등은 과도한 환헤지로 고통받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위험 관리하는 것에 대해 지나친 신뢰를 갖지 않았나 생각된다. 금융당국이 시장이나 기업에 모든 걸 맡기지 말고, 감독 기능을 강화했다면 이런 사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
▲월터=지금 한국 정부는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 만약 전 세계가 재정 정책에 대해 공조하고, 이를 확대한다면 한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후카가와=선진국들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예산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선진경제권에 비해 정부 예산이 건전하다. 정부는 경제 진작에 도움이 되는 데에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한다. 특히 청년 실업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국내 경기를 진작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인기=지금은 책임추궁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모두가 자기 반성부터 먼저 하고,서로 격려하면서 위기 극복에 힘써야 한다.
◆"달러 패권은 계속될 것"
▲월터='달러=기축통화' 공식은 진리처럼 굳어지고 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 자체가 그런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달러에 대응할 만한 라이벌 통화가 없어 중요한 자리는 계속 차지할 것이다.
▲후카가와=지금 세계 각국은 달러화 자산을 갖고 있는 이른바 '운명공동체'다. 달러의 현재 위상을 깎아내리거나 포기하긴 어렵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