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차의 국내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데 비해, 일본 진출 8년째인 현대차의 일본 판매가 부진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일본 시장은 우리 시장과 달리 ‘비관세장벽’이 상상외로 높아 우리 자동차 메이커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 정부는 일본차에 대해서 차별하지 않고, 소비자들도 일본차에 대해 비싸도 인정해주고 있어 아주 너그러운 편입니다.
최근 현대차의 일본 통관 담당자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차량 한대의 앞유리에 아주 작은 흠집이 발견됐는데 일본 세관이 이를 트집 잡아서 당시 통관물량 500대의 앞유리를 전부 교체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너무 억울했지만 세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한국 세관이 일본차에 그렇게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여기다 일본의 폐쇄적 유통구조도 걸림돌입니다. 일본은 국내와 달리 지역마다 별도의 딜러(판매 대행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이 딜러들은 자국 자동차회사의 제재를 우려, 수입차 병행판매에 나서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대차가 별도로 전국 판매·정비망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현지 담당자들의 얘기입니다.
또 일본에서 차를 사려면 차고(車庫) 증명이 필수인데, 한국 중형차엔 이것도 걸림돌입니다. 일본은 가정집에서도 기계식주차장을 차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차폭이 1.8m를 넘으면 주차가 불가능한 곳이 꽤 있지요. 일본 중형차 폭이 좁은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차폭이 1.83m인 쏘나타, 1.87m인 그랜저는 기계식주차장에 넣기가 어렵습니다. 대형차 주차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한 부유층은 현대차 구매계층이 아니고요.
현대차에 대한 일본 자동차언론의 평은 좋습니다. 특히 TB(클릭)는 ‘작지만 차체가 단단하고 고급스러워 마치 폴크스바겐의 소형차 폴로와 비슷한 느낌’이라는 평입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김봉길 일본 도야마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관세 장벽이 아무리 높더라도 결국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차가 놓치고 있는 틈새시장을 뚫거나 현대차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 경차·소형차 중심으로 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