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內燃)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연료소비를 크게 줄인 ‘하이브리드카(hybrid car)’에서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친환경 이미지를 통해 ‘지구를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것도 좋지만,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내 지갑에서 나가는 기름값을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는가’라는 게 최근 미국시장에서 증명됐다.

지난 4일 혼다 자동차는 자사(自社)의 주력 하이브리드카인 어코드(Accord) 하이브리드를 올해 단종(斷種)시키고, 하반기 등장하는 신형 어코드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판매가 너무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경제성보다는 자동차의 힘·운전재미를 높인 하이브리드카를 표방했던 혼다로서는 자신들의 마케팅 방향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알린 것이었다.

5월 한 달간 북미에서 판매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439대. 올해 1~5월 누적판매도 1702대에 머물러 전년보다 40.3%나 줄었다. 반면 경쟁상대인 도요타 캠리(Camry) 하이브리드는 같은 기간에 2만2540대나 팔렸고, 올해 1~5월 북미시장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도 전년보다 94.7%나 급증한 상황이다. 혼다의 참담한 실패였다.

혼다가 어코드 하이브리드에서 노린 것은 3리터급 6기통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해 3.5리터급 이상의 힘을 지닌 차, 다시 말해 연비절감의 폭을 희생하더라도 힘이 좋은 차를 만들어 일반차량보다 달리는 즐거움을 크게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는 2.4리터급 4기통 엔진을 사용해 연비가 어코드 하이브리드(13km/리터)보다 훨씬 좋은 18km/리터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구나 캠리 하이브리드의 기본가격은 2만6820달러로, 어코드 하이브리드(기본가격 3만1685 달러)보다 5000달러나 저렴했다. 결과는 도요타의 완승. 소비자가 택한 것은 싸고 기름값 적게 드는 차였다.

혼다는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2009년까지 연비를 크게 개선한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Takumi

2007/06/07 09:56 2007/06/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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