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 그냥 군대나 갈까요?"


대기업 임원 A씨는 지난달 유학 중 잠시 귀국한 아들(22)의 한마디에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미국 동부 사립대에 재학 중인 아들은 지난 여름 이후 환율 때문에 학교 기숙사에서 패스트 푸드로 끼니를 떼웠다고 했다. A씨는 "유학 보내달라고 조르던 딸도 요즘은 유학 이야기를 뚝 끊었다"면서 "아들에게는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했지만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K대 사범대에 재학 중인 강모(27)씨는 환율 문제로 미국 대학원 진학의 꿈을 아예 접은 경우. 미국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지난 2년 토플과 GRE(미국 대학원 입학 자격 시험) 준비에 온힘을 쏟았지만, 환율 급등으로 도저히 유학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강씨는 "유학길에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친구들도 많다"면서 "일단 취업한 후에 유학을 갈 수 있을지 기회를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여름 이후 지속되고 있는 환율 급등과 경기 침체 여파로 유학·연수 중 중도 귀국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유학·연수 관련 송금액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유학·연수 지급액은 지난해 11월 총 1억6770만달러를 기록, 전년도 같은 기간의 3억4280만달러에 비해 50% 이상 줄어들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IMF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월 61.7%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금액으로도 지난 2004년 5월에 기록한 1억650만달러 이후 가장 적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기 직전인 지난해 7월 5억5470만달러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기준 유학·연수 지급액도 40억6360만달러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45억9240만달러)보다 11.5% 줄었다. 1~11월 유학·연수 지급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1998년(-33.3%) 이후 처음이라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8월 말까지 1달러에 1000원 안팎을 오갔지만,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11월에는 한때 150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었다. 같은 금액의 달러를 해외로 송금하기 위해선 1.5배 이상의 원화를 준비해야 하는 셈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5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1300원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Posted by Takumi

2009/01/05 16:19 2009/01/0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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