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조립 생산된 '수입차'를 만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 자동차회사 GM의 짐 레이몬드 아태 지역 판매·마케팅 총괄은 지난 16일 대중차 브랜드인 시보레(Chevrolet)를 한국 GM대우 공장에 CKD(반제품)로 들여와 조립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는데요. 'GM이 시보레를 한국에서 몇 대나 팔겠다고 한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일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사업성은 의외로 높다고 합니다. 모든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완성차 공장은 연간 20만 대 이상 만들어야 수익성이 있지만, CKD 공장은 연간 1만 대 이상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지요.
GM 입장에서는 국내 GM대우 공장에서 시보레 중·대형차를 생산해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권 시장에 파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한국시장에 시보레 브랜드를 투입한 뒤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경우, 'GM대우' 브랜드로 판매 중인 차들도 시보레 브랜드로 바꿀 수 있겠지요.
GM대우의 미국인 경영진은 GM대우에서 나오는 신차들이 GM의 신기술이 접목된 좋은 차임에도 불구, 과거 '대우차'가 갖고 있던 품질에 관한 나쁜 이미지 때문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걱정해 왔습니다. 실제로 GM대우차는 이미 해외시장에서 대부분 시보레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GM대우 브랜드를 버렸을 때의 국내 소비자 반발보다 시보레 마크의 선호도가 더 높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브랜드 교체도 가능할 겁니다.
일본차 역시 국내에 CKD 공장을 설립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도요타·닛산 등 주요 일본회사가 모두 진출해서 회사별 판매대수가 수만 대에 이를 경우 사업성은 충분하지요.
올해 1만 대 이상 판매가 확실시되는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사장은 "혼다 판매량이 계속 올라가면 한국에서 조립 생산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의 과격한 노조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에게 좀 더 저렴한 수입차를 제공할 수 있다면, 국내에 외국 자동차회사의 조립공장이 들어서는 것도 꼭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이 차를 수입차로 불러야 할지 국산차로 불러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는 있겠죠.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