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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09 비행기 참사가 바꿔놓은 인생 by Takumi

비행기 참사가 바꿔놓은 인생

2002년 4월 15일 김보현(32)씨는 김해공항을 향해 중국 민항기를 타고 가던 중 ‘꽝’ 하는 굉음과 함께 기절했다. 깨어나 보니 깜깜한 어둠뿐. 안전벨트를 풀고 쏟아진 짐 더미를 헤치고 빠져 나오자 기내(機內)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 화염이 치솟았고, 여기저기서 “살려달라”는 울부짖음이 들려 왔다. 아내를 찾아야 했다. “아지자! 아지자!” 옆구리가 찢어진 채 피를 흘리는 아내를 끌고 동강난 비행기를 탈출했다. 탑승객 166명 중 129명 사망.

생존자 37명 가운데 김씨와 우즈베키스탄 출신 아내 라히모바 아지자(28)씨가 포함돼 있었다. 아지자씨는 당시 임신 7개월이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참 열심히 살아요.” 탁하고 갈라지는 목소리였다.

김씨는 사고 당시 매연을 많이 마셔 아직도 호흡기 장애를 앓고 있다. 목을 다쳐 두통이 자주 생기고, 호흡 장애 때문에 항상 엎드린 채 자야 한다.

  • ▲ 2002년 중국민항기 추락사고를 당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김보현(왼쪽)씨와 아내 라히모바 아지자(오른쪽)씨, 딸 하늘이(6). 김씨는 사고 이후 연봉 2억대의 보험 영업맨으로 성공했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김보현씨 제공

하지만 사고 후 그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현재 ‘LG화재 안동사업소 영업팀장’으로 일하는 그의 고객은 2700명이 넘는다. 사고 당시에도 그는 영업 실적이 뛰어난 보험설계사로 뽑혀 5박6일 동안 포상휴가로 중국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그후 5년 동안 1000명의 새 고객이 생겼다. “사고가 나면 새벽이든 아침이든 무조건 뛰어갑니다. 제가 사고를 당해봐서 그들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는 매일 새벽 4시30분에 출근한다. 잠은 하루 4시간밖에 자지 않는다. 연봉은 2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비행기 사고는 당시 김씨 부부에게 큰 충격이었지만 김씨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줬다.

그날 이후 그는 ‘베풀고, 나누는 삶’을 하나씩 실천해가고 있다. 그가 안동초등학교 동창생들과 함께 만든 ‘펜저스’야구단 멤버들은 3개월마다 어려운 가정을 찾아 다니며 집을 고쳐준다. 허물어진 벽을 세워주기도 하고, 도배를 새로 해주고, 장판도 깔아준다.

김씨는 또 결식 아동 10명씩을 선정해 매달 급식비 4만원을 보내준다. 1년에 500만원 가까운 돈이 급식비로 나간다. 중학교를 중퇴한 후 가출해 한때 건달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는 작년부터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매일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경북 안동의 가톨릭상지대 컴퓨터정보과에 다니고 있다. “공부가 재밌어요. 제 꿈을 이뤘으니까요.”

사고 때 엄마 뱃속에 있던 딸은 지금 여섯 살이 됐다. 딸은 사고 후유증으로 탈장, 맹장, 천식, 폐렴 등 병치레가 많았고, 지금도 14㎏으로 또래보다 몸무게가 덜 나간다. “그래도 감사해요. 우리 딸 이름이 뭔지 아세요? ‘하늘’이에요. 하늘이 아이를 줬으니까요.”

Posted by Takumi

2007/08/09 10:23 2007/08/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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