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13일째 ‘미얀마 민주화 ’걸림돌은
美·EU 강경제재 나섰지만 영향력은 작아
中·러·印 나서지 않으면 상황변화 힘들듯
미얀마(옛 버마) 민주화는 또다시 좌절되는가. 19년 만의 최대 시위로 기세를 올리던 민주화 운동이 미지근한 외부 지원과 군사 정권의 강경입장 고수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민주화를 위해 넘어야 할 장벽들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무고한 시민들이 미얀마 대도시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피를 흘리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저마다 주판알 튕기기에 바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가장 강경하게 미얀마 군사정권을 제재하고 있으나 영향력은 작다. 이 때문에 미얀마에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을 압박하는 데 열을 올린다. 부시 미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버마(미얀마)의 평화적 민주주의 이행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요청했다. 에드워드 맥밀런 스콧(Scott) 유럽의회 부의장은 나아가 “중국이 행동에 나서도록 베이징올림픽 불참을 선언하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는 제재에 미온적이다. 양국 모두 35억배럴에 달한다는 미얀마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에 이미 깊숙이 개입한 상태다. 인도는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3일 석유장관을 미얀마에 보내 군사정부와 유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에 미얀마는 군사적으로 인도양으로 향한 관문이며, 인도에는 중국의 확장을 막을 저지선이다. 최근 핵융합로 건설과 전투기 등 무기 제공 대가로 석유 자원 접근권을 얻은 러시아 푸틴(Putin) 대통령도 29일 “제재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태국 출라롱콘대 티티난 퐁수드히라크(Pongsudhirak) 교수는 “베이징, 델리, 모스크바가 한목소리로 군사정부를 압박하지 않는 한 미얀마의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은 지역 안보와 아세안 협력 틀의 유지가 우선이다.
또 에너지·티크·보석류 등 미얀마의 풍부한 자원과 난민 문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섣불리 군사정권에 등을 돌리기도 어렵다.
마이클 그린(Green) 전 미 NSC 아시아보좌관과 데릭 미첼(Mitchell)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아시아전략국장은 미리 발표된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11·12월호 기고문에서 “국제사회는 철 지난 포용과 제재의 이분법을 벗어나 북핵 6자 회담처럼 미얀마 문제를 다자간 협력 틀 내에서 다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