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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9 외국계은행 실력, 알고보니 거품? by Takumi

외국계은행 실력, 알고보니 거품?

SC제일은·씨티은, 직원 순이익 국내은행 비해 최고 3분의 1
현지화 실패, 장기전략 뒤처진 탓… “아직 결론 일러” 지적도

#사례1

SC제일은행은 작년 한 해 동안 현금입출금기(ATM)를 400여대나 없앴다. 외국에선 은행 점포당 ATM기기가 2대 이상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후 비용이 절감되고 수익이 늘어났을까? 결과는 정반대다. 올 들어 SC제일은행의 점포당 예금액이 65억원(979억원→914억원) 줄어들었다.

#사례2

한국씨티은행은 몇 년 전 국내은행들이 주택대출에 한창 열을 올릴 때, ‘아파트 집단대출(신축 아파트 입주민을 상대로 한 주택대출)’을 일절 하지 않았다. 돈을 ‘떼’로 빌려줬다가 ‘떼’로 떼이면 어떡하느냐는 위험관리 지침 때문이었다. 그 결과 씨티은행은 국내 은행들이 자산을 한 해 몇 십 조씩 늘릴 때 성장의 기회를 놓쳤다. 현재 주택대출의 연체율은 1% 미만에 그쳐 씨티은행의 걱정은 ‘기우(杞憂)’로 드러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국내 금융가에선 ‘외국계은행 대망론(待望論)’이 유행했다. ‘미꾸라지’(국내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메기’(외국계은행)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외국계은행이 국내은행들과 경쟁하기 시작한 지 거의 10년이 흐른 지금, 은행가에선 메기의 경쟁력은 거품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초우량 은행과의 경쟁에 솔직히 겁도 났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내공으로는 우리보다 특별히 나은 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초라한 성적표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펀드와 은행들이 잇따라 국내 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외국계 은행의 시장점유율이 21.4%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경쟁력을 재는 2가지 잣대인 수익성·성장성 측면에서 볼 때 외국계 은행의 경영 성적표는 덩치에 못 미친다. 올 상반기 은행 직원 한 사람이 벌어들인 순이익(충당금 적립전 이익 기준)은 신한은행 2.1억원, 우리은행 1.63억원, 국민은행이 1.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은 9700만원, SC제일은행은 5900만원에 불과했다.

또 최근 1년간 은행의 총자산 성장률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15~21%에 이른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5.8%, 외환은행은 11.6%에 그쳤다. SC제일은행은 오히려 자산 규모가 5% 이상 줄어들며, 외국인 은행장이 중도 하차한 빌미가 됐다.


◆외국계은행의 부진 이유는?

전문가들은 외국계 은행의 부진 이유로 가장 먼저 현지화 실패를 꼽는다. 한국적 문화와 관행을 무시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만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직업정치인이 계좌를 열 때 은행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자금 세탁’ 위험이 있는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또 SC제일은행은 지역본부장과 지점장 사이에 지점직원 인사권을 가진 ‘클러스터매니저’(CM)라는 관리자를 둠으로써, 은행 영업의 중추인 지점장을 무력화시켰다.

둘째 외국계 은행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 A은행 부행장은 “씨티은행은 투자은행(IB) 부문, 스탠다드차타드는 채권발행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이런 업무를 국내로 가져오지 않고 여전히 외국 소재 아시아본부에서 처리하고 있어 영업 시너지 효과를 못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째 국내 은행들은 지주회사 전환 등을 통해 종합금융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반면, 외국계 은행들은 여전히 은행 업종에만 올인하는 등 장기 발전 전략 면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우범식 SC제일은행 노조 홍보부장은 “임기가 2~3년인 외국인 임원들은 단기 수익에 급급하기 때문에 1~2개 주력 상품에 올인하는 근시안적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투자증권 백동호 연구원은 “외국계 은행의 부진은 자기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데 근본 이유가 있다”며 “브랜드만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좀더 두고 봐야” 지적도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외국계 은행들이 ?펀드 판매 노하우 ?엄격한 위험 관리 ?차별화된 중소기업 금융서비스 등에서 국내 은행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공로가 있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이건무 박사는 “펀드 자본을 제외하고 진정한 의미의 외국계 은행이 국내 은행을 인수한 것은 3년밖에 안됐다”며 “토착화 성공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Takumi

2007/11/09 09:00 2007/11/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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