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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0 어느 베트남 엄마의 소원 by Takumi

어느 베트남 엄마의 소원


  •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베트남 출신 원옥금씨. 한국으로 시집온 지 10년째인 30대 주부다. 그녀는 8살, 6살짜리 자녀들을 데리고 얼마전 베트남 고향을 찾았다.

    “너무 지저분하고 덥고 불편해요.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요.” 일주일간 베트남을 구경하고 온 첫째 아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태어난 곳을 보여 주러 갔던 원씨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얘야, 너는 한국인인 동시에 베트남 사람이란다.”

    자녀들에게 엄마가 한국에 시집온 얘기, 베트남 조상 얘기를 하며 타일러도 보지만 아이들은 ‘베트남’을 외면했다. “싫어! 나는 절대 베트남인이 아니야!”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원씨는 ‘이건 아니다’ 싶어 남편에게 부탁을 했다. 베트남에서 1년간 아이들을 데리고 살다가 오겠다고. 하지만 남편이 “교육, 의료, 교통 모두 불편한 곳에 아이를 데려갈 수 없다”고 거절했다. 원씨는 한국말이 아직도 어설프다. 하지만 아이들과 한국어로만 대화한다. 아이들이 ‘엄마의 말’(베트남어)을 전혀 못하기 때문이다. 원씨는 자녀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치려고 시도해봤지만, 남편과 시부모님이 그걸 원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고, 학교에서 베트남어를 하다가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시어머니는 “베트남어를 뭐하러 가르치느냐. 차라리 영어를 가르치라”고 했다.

    “가끔 한국어만 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제 자식이지만 남처럼 낯설게 느껴졌어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한국어로 모두 표현할 수 없어 너무 답답합니다. 밤마다 아이들에게 베트남의 동화를 읽어주고 베트남 자장가를 불러 줄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원씨가 이런 ‘서울살이 10년’의 설움과 애환을 담은 글을 썼다. 숙명여대 아시아여성 연구소가 한국에 시집온 외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제1회 모국어로 쓰는 나의 서울살이 체험담’에 응모해 우수작으로 뽑혔다. 원씨는 14일 숙명여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을 받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훗날 아이들이 엄마의 글을 읽고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Posted by Takumi

    2007/09/10 09:37 2007/09/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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