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닷컴, 일본 JTB와 손잡아
에버랜드, 사업목적에 여행 추가
자금력 앞세운 대기업 속속 진출
중소 여행업체들 ‘줄도산’우려
“롯데가 여행사를 설립하면서 연봉 1억원 이상에 외제차 제공을 조건으로 팀장들을 빼가고 있습니다.” (L여행업체 관계자)
롯데그룹이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와 손잡고 여행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여행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롯데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파죽지세로 나올 경우 국내 여행업계의 판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롯데뿐 아니라 삼성에버랜드도 여행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등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롯데 “2011년까지 120만명 유치”
롯데는 지난달 온라인쇼핑몰인 롯데닷컴과 일본의 JTB가 ‘롯데제이티비㈜’를 설립, 여행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일본의 JTB는 연 매출액만 1조3000억엔으로, 현재 일본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여행사다.
롯데 관계자는 “JTB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에 주력해 오는 2011년까지 120만 명의 여행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도 지난 3월 정관의 사업목적에 여행알선·여행사업 등을 추가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여행업에 직접 진출할 계획은 없다”며 “리조트 사업과 관련한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시 필요한 내용을 장기적인 사업 관점에서 포함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도 여행업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롯데·삼성뿐 아니라 한화나 CJ도 여행업 진출을 검토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투어비스’라는 여행사업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SK는 직원의 해외출장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부서를 운영하다 2000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 여행업 시장이 1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는 분석이 있다”면서 “여행사업 전망이 밝아 대기업이 뛰어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 여행산업이 연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롯데·삼성은 호텔과 면세점·놀이공원을 가지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공세를 펼치면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롯데는 호텔만 5곳, 면세점 7곳, 백화점 23개점을 가지고 있어 여행과 유통을 결합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 에버랜드도 연평균 45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어 이를 연계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 여행업체들 줄도산 할 것”
대기업의 진출로 국내 여행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그동안 ‘롯데’란 이름을 사용해왔던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은 롯데 신격호 회장의 매제(妹弟)로, 롯데와 껄끄러운 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롯데’란 이름은 쓰고 있지만 롯데그룹과는 관련이 없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대기업이 자금력을 앞세워 일본 북해도 상품을 항공료도 안 되는 가격에 내놓으면 견딜 수 있는 여행사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당장은 아웃바운드 위주로 한다고 하지만 앞으로 인바운드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여행업 진출에 대해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여행업이라는 것이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면서 “여행업은 노동집약적 사업으로 대기업은 인력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사람을 채용할 때 다른 계열사와 비슷한 임금을 지급하면 수지를 맞출 수 없고, 비정규직을 뽑으면 이직률이 높아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키워드>인바운드(inbound)와 아웃바운드(outbound)= 여행 업무는 크게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로 나눌 수 있다. 인바운드는 외국 관광객들을 국내로 유치하는 것을 말하며, 대개 현지 여행사나 지사를 통해 여행객을 소개 받는다. 아웃바운드는 국내 여행객을 해외로 내보내는 일을 말한다. 국내에서 모집한 여행객을 현지 여행사에 일정한 수수료를 내고 관광을 위탁하게 된다.
Posted by Taku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