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앞도 못 내다본 ‘전자여권’

발급비용 5000원~1만원 비싸져 2005년 교체후 내년에 또 교체

미국은 최근 한국이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에 가입하더라도 전자여권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서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우리 측에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내년 7월 한국인에게 VWP을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해 90만명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으며, 유학생 수만 9만3000여명에 이른다.

    • ▲ 견본 사진
  • 내년 7월부터 ‘전사식’(컴퓨터로 사진을 스캔하는 방식)여권이 전자여권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전자여권은 여권에 바이오 정보(안면, 지문, 홍채)가 담긴 칩을 내장해 기계 판독이 가능하도록 제작된다.

    불과 2년 전인 지난 2005년 9월, 외교부는 ‘위·변조를 방지한다’며 ‘사진 부착식’ 여권 대신 ‘전사식’ 여권을 도입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차례 바꾼 지 또 1년 만인 지난해부터는 ‘전자여권’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1년 앞도 못 내다본 것이다. 왜 그랬을까.

    전자여권 도입 시기 논란에 대해 김봉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세계 각국에서 전자여권 제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도입이 불가피하다”며 “지난 2005년 전사식 여권을 도입 당시에도 물론 전자여권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그럴만한 우리 기술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전자기술 속도가 빨라 미래 예측이 힘들었던 것도 요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임종인 고려대 정보경영공학전문대학원장은 “전자여권 도입 문제는 9·11 이후 미국이 앞장서 추진하면서 제기된 문제인데도 우리 정부가 이를 신중히 검토하지 않고 서둘러 전사식 여권제를 도입했다”며 “정책입안자들의 단견(短見) 때문에 또다시 여권발급 방식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교부 내에서도 당시 전사식 여권을 도입했어야 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전자여권 두고 치열한 입찰 경쟁

    정부는 현재 전자 여권 도입을 위한 사업자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조폐공사가 주도하고 있는 ‘전자여권 교체를 위한 사업자 선정’이 이달 내 빠르면 다음 주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술개발과 삼성SDS, LG CNS, SK 등이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미 시제품을 각각 250개씩 만들어 제출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전자여권 도입을 위한 1차 사업(E커버 프로젝트) 규모는 321억원으로 여권 발급량 400만개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기존 전사식 여권 시스템 도입을 위해 60억~1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액수다. 더구나 여권 발급량을 최대 2000만개로 예상할 경우 1500억원 대의 대규모 사업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의 경쟁도 전례없이 치열하다.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사식 여권 발급 비용은 5만5000원이다. 재료비 6000원, 인건비 1만2800원, 경비 1만9200원, 일반관리비 2000원 등을 감안해서 책정됐다. 전자여권의 경우 칩이 추가돼 기본 여권보다 5000~1만원 정도 비싸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칩은 전량 유럽에서 수입한다.

    외교부가 지금까지 발행한 전체 여권 건수는 1400만 건. 전사식이 800만 건, 사진 부착식(2005년 9월 이전 발급된 여권)이 600만 건이다. 전사식 여권은 도입 2년 만에 800만 건이 발급됐다. 한해 평균 400만 건이 발급된 셈이다. 만약 내년 7월 새로운 전자여권 발급과 동시에 여권신청이 집중된다면 작년 여름 휴가철에 이어 ‘여권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사람이 전자여권을 신청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방문 희망자들은 전자여권을 소지해야만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여권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될 가능성이 많다.

    Posted by Takumi

    2007/09/15 11:07 2007/09/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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