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 50달러 선에서 머물던 국제유가가 최근 9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주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11월 물이 9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선물 시장 개설 이래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에 석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곧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의견과 상식적인 수준으로 회귀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동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불안 요인, 석유시장 투기자금 유입, 중국과 인도 등 신규시장의 석유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돌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달러화 약세, 유가상승은 계속된다.

세계 대부분의 석유 거래 결제는 달러로 한다. 이 때문에 달러화 약세는 곧 국제유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최근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지난달 FRB(연방준비은행)가 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하면서 본격화됐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등 달러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신용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의 국채를 대량 매도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달러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금융연구원측도 지난해 미 경상수지 적자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6.5% 수준이라고 밝히고 달러화 약세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인 IMF 또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GDP 대비 6%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처럼 달러화 약세는 국제유가를 상대적으로 상승시킨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석유를 살려는 투기 세력들도 원유매입에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원자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광물과 곡물 등 다른 원자재에 대한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물가 상승 초래, 국내 경제 '적신호'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물가 상승도 뒤따른다. 원자재의 대표격인 유가는 결국 생산자 물가를 상승시키게 되고, 이는 곧 소비자물가 상승도 동반되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 물가 뿐만 아니라 세계 물가도 들썩거리고 있다. 세계 물가는 최근 중국의 저가 수출품의 영향으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중국도 수출 상품에 대한 인상이 불가피하게 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에도 영향을 끼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7%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측은 물가안정목표치인 3.5%가 위협받게 될 경우,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성태 한은 총재도 최근 "원유가격이 10% 오를 때 경제성장률은 0.2% 떨어진다"면서 국제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금리 인상은 모처럼 회복세에 있는 국내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기업들도 국제유가 상승 대비에 분주하다. 특히 석유가격에 민감한 항공 및 운수 산업은 경비 절감에 대한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운항에 "기름을 최대한 아껴라"는 지침을 내렸고, 해운업계는 보다 싸게 주요할 수 있는 항만을 찾아다니는 역경매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저연비 차량과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향후 고유가 시장에 대비해 연비 개선에 집중하고, 2009년 생산을 목표로 하는 하이브리드카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건설업계는 중동지역 산유국을 중심으로 신규 공사가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영업망을 강화해 오일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가상승, 증시 폭락으로 이어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미국 뉴욕 증시가 폭락했다.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66.94포인트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도 74.15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유럽과 아시아 대부분 증시도 하락세에 동반했다.

이 같은 여파는 22일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다. 코스피 지수는 오후 12시 50분 현재 전장보다 68.89포인트 하락한 1901.21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오전 12시 50분 현재 20.44포인트 하락한 766.49를 기록해 전날 대비 2.60%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본부는 22일 오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은 선물가격 급변에 따른 것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 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코스닥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는 올 들어 네 번째. 사이드카는 코스닥선물거래대상지수에 대한 선물거래종목 중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6%이상 상승·하락해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매매의 매수·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규정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 "배럴당 90달러 시대에 접어든 만큼 이는 곧 국내증시의 지지선을 확인하는 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이 수급 불안정과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불안 요인 때문"이라며, "미국 금리가 곧 조정을 받게 될 것이고, 국제유가 수급이 안정화된다면 국내 증시가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류세 인하론 대두

고유가가 지속되자, 유류세 인하 주장이 정치권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 후보들이 적극적인 행보가 이뤄지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유류세 10%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0% 인하를 공략으로 내걸었다.

기름 값의 절반 이상(58%)이 세금이라는 점에서 유류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권오규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유류세를 내리면 휘발유 소비가 상대적으로 증가될 수 밖에 없다"면서 유류세 인하를 강력히 반대했다.

반면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산자부는 유류세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재경부가 내년 예산을 현행 유류세율로 짰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석유 등 연료 소비가 가격 변동은 비탄력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어, 산업자원위원회 위원들은 국감 기간 동안 유류세 인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Posted by Takumi

2007/10/22 22:18 2007/10/2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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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뭘 믿고 이러냐”


    • ▲선우정 도쿄특파원

    얼마 전 지한파(知韓派) 일본 경제인이 속마음을 얘기했다. “한국이 뭘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왜냐?”고 물으니 “지금 일본을 극복할 수 있는 ‘강점’이 한국에서 보이느냐?”는 반문이다.

    그는 밑에서부터 따졌다. “일본 전자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 임금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것이다. 요즘 한국 경쟁 기업을 위기에 몰아넣는 일본 최대 가전업체 마쓰시타(松下)의 TV 공장 사례를 들었다. “시급(시간당 임금) 1200엔(9100원), 연봉 250만엔(1900만원) 정도인데, 한국 삼성이나 LG 공장 근로자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냐?”고 물었다.

    이번엔 최고 경쟁력을 갖춘 일본의 물류(物流)산업을 말했다. 일본은 1990년대까지 물류 후진국으로 유명했다. 기자에게 “어디 사느냐?”고 묻기에 “도쿄 쓰쿠다(佃)에 산다”고 답했다. 도쿄 중심지 긴자(銀座)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다. 그는 “당신 집에서 10분 더 가면 일본 대기업 물류 창고가 한두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땅값이 얼마인데 창고를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번에도 마쓰시타가 들어선 오사카 공업지대 사례를 들었다. “평당 20만엔(152만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말 거품경제 때는 평당 50만엔(380만원) 정도였다”고 했다. 어느 정도 가격인가 비교하고 싶어 며칠 후 국제전화로 LG필립스가 위치한 한국의 수도권 파주시에 물어보았다. “땅값이 올라서 공장용지가 평당 110만원 정도 한다”는 대답이었다. 마쓰시타 입지가 항만과 도심 근접성 측면에서 LG 입지를 능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이 비싸다고 할 수 없었다.

    그는 이어서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전임 회장 사례를 들면서 한국 경영자 정신의 쇠퇴현상을 언급했다. “오쿠다 회장은 경영자로서 맹렬하게 투자를 하면서 재계 대표(일본 게이단렌 회장)로서 정부를 설득해 정책을 기업 입맛에 맞게 바꿨다. 옛날 통 큰 한국 경영자를 보는 듯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며칠 후 오사카 공업지대를 현장 취재했다. 말 그대로였다. 근로자는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을, 정부는 도심과 항만이 10분 거리인 제조업 생산기지를 공급하고 있었다. 여기에 설비 투자로 답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을 회복한 경영자들이다. 옛 한국의 강점이 고스란히 일본에 있었다. 국토, 인구, 자본, 기술력에서 밀리는 한국이 사업 환경까지 뒤지면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오사카 출장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왔다. 이후 두 주 동안 한국의 초점은 언론 공격, 야당 대선 후보 공격, 기득권 공격 등 온통 대통령 발언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경제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대통령 발언으로 먹고 사는 문제까지 정쟁(政爭) 대상에 처박혔다. 이런 분위기에서 생존 기반을 갉아먹는 기업 경쟁력 약화, 경상수지 적자, 저성장 문제를 한국의 논점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국은 뭘 믿고 이러느냐”던 일본 경제인은 “현대차가 도요타에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삼성, LG는 어떠냐?”고 했다. “심한 소리”라고 대꾸했지만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한국의 경쟁력이 흔들리는 균열음은 귀를 기울이면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모두 들을 수 있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극일(克日)의 꿈을 접고 일본과 중국 틈새에서 쇠락하기로 작정했다면 할 말이 없다. 그렇지 않다면 정부를 바꾸고, 기업과 국민도 스스로 변해야 한다.



    내가 좋아라 하는 우리 선사마 도쿄 특파원...

  • Posted by Takumi

    2007/06/12 13:19 2007/06/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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